전 세계 방공식별구역의 ‘천적’, 투폴레프(Tu)-95 러시아 전략폭격기
전 세계 방공식별구역의 ‘천적’, 투폴레프(Tu)-95 러시아 전략폭격기

[국방신문=서욱 전문기자]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러시아 전략폭격기 2대가 동해 상공에서 정례 훈련 비행을 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날 전략폭격기 투폴례프(Tu)-95MS 2대가 수호이(Su)-35 전투기들의 호위를 받으며 약 9시간 동안 동해 상공을 정례 비행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비행 항로 등은 언급하지 않았고, 한국이나 일본 전투기들이 대응 출격했는지 여부도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 국방부는 “장거리 항공단들은 북극, 북대서양, 흑해, 발트해, 태평양 등의 공해 상공에 주기적으로 비행을 하고 있다”면서, “러시아 우주군 항공기들의 모든 비행은 공중 이용에 관한 국제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는 가운데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호이 Su-35(Sukhoi Su-35)는 러시아가 제공권 및 전폭기 용도로 개발한 다목적 전투기다. 나토명은 플랭커-E다.
수호이 Su-35(Sukhoi Su-35)는 러시아가 제공권 및 전폭기 용도로 개발한 다목적 전투기다. 나토명은 플랭커-E다.

Tu-95MS는 Tu-160과 함께 러시아 항공 핵전력의 중추를 이루는 폭격기들이다. 적 후방 깊숙이 침투해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로 중요 목표물을 타격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러시아는 근년 들어 전략폭격기들을 동원해 동해 등에서 수시로 장시간 동안 훈련 비행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 2019년 10월에는 Tu-95MS 2대, Su-35S 전투기 3대, A-50 장거리 조기 경계경보기 등 러시아 군용기 6대가 동해와 서해, 동중국해 등에서 대규모 훈련 비행을 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3시간가량 진입해 우리 공군 전투기 10여 대가 대응 출격한 바 있다.

또 같은 해 7월 23일에는 러시아 군용기들이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 7분간 침범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당시에도 러시아 국방부는 “이 지역은 국제 규칙에 의해 계획되지 않았으므로 러시아 연방에 의해 인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한국 조종사들이 한국이 자체적으로 설정한 '방공식별구역' 일부를 이유로 동해 중립수역에서 러시아 항공기의 비행을 방해하려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고 당시에 말했다.

중요한 사실은 러시아는 한국 영공 침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한국이 설정한 KADIZ가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며, 이에 대한 한국의 통제권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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