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윤석진 기자]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이 지난 18일 조국 땅에서 영면에 든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안장식에 직접 참석해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최고의 예우'를 표했다.
광복절인 지난 15일 순국 78년 만에 카자흐스탄에서 유해가 봉환된 홍 장군은 이날 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제3묘역에 안장됐다.
이날 오전에 열린 안장식에는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비롯해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등 홍 장군 유해 봉환 특사단, 여야 정당 대표, 서욱 국방부 장관과 3군 참모총장, 해병대사령등 군 수뇌부 참석했다.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관계자, 홍 장군의 본관인 남양 홍씨 문중 대표, 대한고려인협회장을 포함한 카자흐스탄 고려인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 홍 장군 안장식은 특사단 일원이었던 배우 조진웅 씨의 사회로, 봉환 추진 영상 상영, 헌화·묵념, 홍범도 장군 일대기 영상 상연, 문 대통령 추모사, 추모 공연, 유해 하관 및 허토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지난 16~17일 '국민추모‘ 기간 동안 대전현충원 현충관에 임시 안치됐던 홍 장군의 유해는 남양 홍씨 문중 대표가 든 영정을 앞세우고, 국방부 의장대에 의해 안장식장으로 옮겨졌다.
문 대통령 내외는 카자흐스탄의 추모화 카네이션과 한국에서 추모를 상징하는 국화로 만들어진 조화를 홍 장군 영정 앞에 올리고 분향한 뒤 21발의 예포가 울리는 가운데 참석자들과 함께 묵념을 했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를 통해 “독립전쟁의 영웅,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장군이 오늘 마침내 고국산천에 몸을 누이신다”며 “홍범도 장군님, 잘 돌아오셨습니다. 부디 편히 쉬십시오”라고 안식을 기원했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를 하는 중간에 “장군은 우리 민족 모두의 영웅이며 자부심”이라며 “조국을 떠나 만주로, 연해주로, 중앙아시아까지 흘러가야 했던 장군을 비롯한 고려인 동포들의 고난의 삶 속에는 근현대사에서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온갖 역경이 고스란히 배어있다”는 대목에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다시는 그런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절치부심해야 한다”며 “선조들의 고난을 뒤돌아보며 보란듯이 잘사는 나라,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강한 나라, 국제사회에서 존중받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홍 장군의 묘역 곁에 서서 군 의장대에 의해 관의 태극기를 벗기고 하관하는 과정 등 안장식 내내 자리를 지켰다.
문 대통령 내외는 지난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훈장 수여식에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으로부터 전달받은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홍범도 장군 묘역의 흙과 한국의 흙으로 허토했다.
허토는 상주들이 장사를 지낼 때 봉분하기에 앞서 관 위에 흙을 뿌리는 우리의 전래 장례 의식 중 한 가지다.
한편, 청와대는 “양국은 카자흐스탄에 남아 있는 홍범도 장군의 묘역 역시 지속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협조해 고려인 사회의 정신적 명맥을 이어나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