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윤석진 기자}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이 정부군 등으로부터 탈취한 미국산 무기를 북한을 비롯해 중국ㆍ러시아ㆍ이란 등 적국에 판매할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2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 하원 감독개혁위원회 제임스 코머 공화당 간사, 국가안보 소위원회 글렌 그로스맨 공화당 간사는 지난 23일 이런 내용의 공개서한을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에게 발송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이미 탈레반은 상당량의 미국산 무기로 무장했으며,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탈레반이 얼마나 많은 미국산 무기를 확보해 운영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것 같다”며 “탈레반이 중국ㆍ러시아ㆍ이란ㆍ북한 등 적국들에 미국산 무기를 판매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의 거의 전역을 장악한 뒤 수도 카불에서 대원들이 미국산 무기와 장비를 무장한 채 탈레반 깃발을 게양하는 사진들을 공개했었다.
탈레반 손에 들어간 미국산 무기와 장비들은 대부분 패퇴한 아프간 정부군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이 지금까지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에 지원한 무기는 830억달러(약 97조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도 지난 17일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에 지원한 UH-60 블랙호크 헬기 등의 무기와 장비 상당량이 탈레반에 넘어갔다고 시인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모든 무기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명확하게 알 수 없지만, 상당량은 탈레반 손에 넘어간 것은 확실하다”며 “미군이 철수할 때 미국에 넘겨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데이비드 맥스웰 미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지난 24일 미국의소리(VOA)에 “파키스탄이 북한과 탈레반 사이 중개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군이 보유한 러시아 기반 무기와 호환이 안 돼 북한군이 사용할 목적으로 미국산 무기 구매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같은 방송에서 “가령 탈레반이 확보한 F-16 전투기를 북한이 대량 획득해 순식간에 대규모 F-16 병력을 보유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베넷 연구원은 그러면서 “북한이 미국 무기 시스템을 역설계해 다른 부품을 만드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며 “관련 기술을 훔치거나 기술에 대항할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미국산 무기를 구매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