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윤석진 기자] 일본이 지난 11~12일 북한이 시험발사한 장거리순항미사일의 사거리가 1500㎞라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일본 전역이 사정권에 든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종합적인 방어 역량 강화를 예고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고 일본 언론들이 한 목소리로 일제히 보도했다.
일본 NHK방송은 지난 13일 고다 요지 전 일본 해상자위대 자위함대사령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장거리순항미사일에 대해 “1500㎞라는 비행거리를 보면 분명히 한반도가 아닌 일본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는 내용으로 집중 보도했다.
고다 전 사령관은 이 방송에서 북한의 이 미사일이 “일본이나 주일미군에 새로운 위협이 되고 군사적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과 달리 지표면이나 해수면과 가까이 비행하기에 탐지하기 어려워 근처에 왔을 때 방어할 수밖에 없다”며 “막기 어려운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이 미사일에 핵탄두 탑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 “공개된 사진을 볼 때 이 형태의 미사일을 1500㎞ 날리려면 탄두를 상당히 작게 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북한의 기술로는 핵탄두 탑재가 어렵겠지만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고 경계했다.
NHK는 또 “알려진 내용처럼 1500㎞를 비행할 수 있는 게 사실이라면 도쿄까지 오게 된다”는 나가이와 도시미치 전 항공자위대 항공지원집단사령관의 발언을 인용해 도쿄도 사정권 안에 들어 있다고 보도했다.
나가이와 전 사령관은 “상대방의 위협 권외에서 핀포인트로 중요 목표를 타격할 수 있는 스탠드오프 공격 능력으로서 전술적으로 효과적인 미사일이라고 할 수 있다”고 NHK에서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14일 사설을 통해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일본열도 거의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북한에 “끝없는 군비 강화와 도발은 무모하다는 것을 인식하라”며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미국 정부와의 대화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북한의 이 미사일 발사 배경을 두고 “한미일 3국 연대를 흔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14일로 예정된 일본 도쿄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방한을 그 이유로 들었다.
마이니치는 이어 “순항미사일 발사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유엔의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면서도 미국과 전면 대결이 되지 않도록 수위를 조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이날 “전력이 향상 됐다는 것을 보여 한미일 연대를 흔들려는 목적이 있다”며 “북한으로서는 추가 유엔 제재를 회피하면서 군사적 도발을 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영변 핵시설 재가동 움직임에 이어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선데 대해 조 바이든 미국 정권의 인내의 ‘레드라인(한계점)’을 탐색하려는 목적도 있다는 한국 정부 관계자 발언을 익명으로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