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윤석진 기자] 10개월만에 방한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5일 정의용 외교부장관과 만나 “우리는 함께 평화와 안정의 수호자, 발전 번영의 촉진자 역할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왕이 부장은 지난 14일 오후 한국에 도착해 이날 오전 정 장관과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중한(中韓) 양국은 가까운 이웃이고, 서로 떠날 수 없는 파트너”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장관은 이 회담 모두발언에서 “한중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파트너로서 긴밀히 협력해왔다”며 “앞으로도 충분히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일관되게 지지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이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2021(2020)년 도쿄 하계 올림픽, 2022년 베이징동계 올림픽을 차례로 거론하며 “이어지는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이 방역, 안전, 평화 올림픽으로 성공적으로 개최돼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세계 평화를 위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이에 대해 “근 30년 이래 양국은 상호 근절된 상태에서 밀접한 교류를 하게 되고, 서로 서먹한 사이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를 구축하게 되고, 부단히 새로운 단계에 오르고 갈수록 성숙해지고 안정되고 있다”며 “양국은 국제 지원 문제에서 소통을 유지하고 힘이 닿는 대로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 4월 정 장관의 중국 방문 때 푸젠(福建)성 샤먼(厦門)에서 열린 이후 약 5개월 만에 다시 열린 것이다.
한편, 왕이 부장은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최근 장거리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에 대한 중국 입장을 묻는 질문에“우리 모두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를 희망한다”면서도 “북한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군사행동을 하고 있다”고 두둔했다.
왕이 부장은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에 대해 “시 주석은 방한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완전히 안정됐을 때 안심하고 고위급 교류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왕이 부장은 이어 내년 2월 열릴 예정인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김정은 국무위원장등 북한 고위급 인사를 초청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통해 각국을 초청하는 것이 국제적 관례”라며 “물론 중국은 주최국으로서 IOC와 각국 지도자를 초청할 수 있는지 논의하기를 원하며, 현재는 논의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왕이 부장은 또 미중 간 심각한 갈등 상황에서 한국이 중국보다 미국으로 기울어 있다는 평가에 관한 질문에 “미국을 선호하든 중국을 선호하든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며 “우리는 한중 관계가 계속 발전하기를 원한다”고 원론적으로 답변했다.
왕이 부장은 미국 의회가 최근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의 새 가입 대상국으로 한국을 독일, 인도, 일본과 함께 검토하고 있는데 대한 질문에 파이브아이즈를 가리켜 “완전히 냉전 시대의 산물”이라며 “이미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