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규 국방신문 편집국장
김한규 국방신문 편집국장

[국방신문=김한규 기자] 코로나19에 얼어버린 군이 예비군 훈련도 하지 않고, 모든 집합을 멀리 해 오다가 정부의 지시를 받고 부랴부랴 움직이고 있다.

군은 언제나 국가의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어떠한 위험도 무릅쓰고 활동해 왔다.

지난 14일 서욱 국방부장관은 주요 지휘관회의를 열어 군인력과 시설 등 가용자산을 총동원해 코로나19 대응 지원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회의는 수도권을 비롯해 국내 발생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범정부 대응 지원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개최됐다.

회의에는 국방부 주요 직위자와 합참의장, 각 군참모총장, 해병대사령관, 의무사령관, 국방시설본부장 등 주요 지휘관들이 참석했다.

서 장관은 이 자리에서 “군 인력과 시설 등 가용자산을 총동원해 코로나19 대응지원 방안을 마련하라” 며 “현재 지원 또는 지원 예정인 의료 및 행정지원 인력과 군 병원(병상) 지원 외에도 기능 조정과 시설 개선 등을 통해 추가적으로 지원 가능 소요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선제적으로 지원할 것”을 지시했다.

아울러 군내 코로나19 유입 차단과 확산방지를 위해 부대별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한 가운데 핵심전력과 경계 작전부대는 어떤 상황 아래에서도 임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고강도 감염차단대책을 지속시행할 것을 강조했다.

서욱 장관의 이 같은 모순된 지시와 명령에 장병들은 혼란스럽다. 창과 방패의 모순된 논리다.

‘코로나19의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면서 국민을 도와주고, 반면에 적군의 침략에도 최선을 다하라’는 말이다. 거기에다 장병들이 휴가 등 출타통제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책을 강구해 부대를 운영해 줄 것을 당부했다.

군의 핵심업무인 경계작전과 교육훈련에 집중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할 일 없는 무리처럼 코로나19 지원에 열성을 다하고 있다. 정치군인이 아닌가 걱정이 된다.

코로나19에 지원 나간 병사들이 감염이 되어 부대로 돌아가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 때는 민간인이 군을 도와 주고, 대신 총칼을 들고 적군과 싸울 것인지 의문스럽다.

서 욱 국방부 장관이 14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화상으로 개최된 긴급 주요지휘관회의를 주관하고 있다(사진=국방부제공)
서욱 국방부 장관이 14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화상으로 개최된 긴급 주요지휘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국방부 제공)

앞서 서 장관은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코로나19 수도권 방역상황 긴급회의에서 수도권 역학조사 역량 강화 지시에 따라 육군 특전사 간부 등을 투입하겠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에 국방부는 수도권 지역보건소 78개소에 특전사 간부 379명을 투입해 조사정보 입력 및 검체 이송 등 역학조사 행정지원을 하고 있다.

또 검역소, 생활치료센터, 공공병원 등에 81명의 의료인력과 국군수도병원 중환자 병상, 외상센터 감염병 전담병상 등 48개의 병상 및 국방어학원 생활치료센터(285실)를 지원 중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 코로나19 확산을 전시에 준하는 상황으로 인식한 가운데 국민을 위한 군으로서 국민의 생명보호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대응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국가적 위기 극복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의 말처럼 코로나19의 상황이 전시에 준하는 위급한 국면이라면 현역 군인을 지원하는 것보다는 예비군을 동원해 지원해 주는 방안이 합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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