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윤석진 기자] 6·25전쟁 당시 중부전선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이었던 강원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내 백마고지에서 26점의 유해와 5132점의 유품이 발굴됐다.
국방부는 28일 “모든 부분 유해 형태인 발굴 유해들은 현장감식 결과 다수가 국군전사자 유해로 추정하고 있다”며 “정확한 신원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서 정밀감식과 DNA 분석 등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어 국군이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유품들은 “탄약류가 4980여점(약 97%)가 대부분”이며 “당시 사용되었던 야삽, 철모, 탄피 등 각종 탄약 및 전투장구류 등이 포함되어 있고, 특이유품으로 음료병을 활용한 화염병이 발굴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화염병을 비롯한 이들 유류품에 대해 “고지를 뺏고 뺏기는 과정에서 탄약류 등을 긴급히 처리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긴박한 순간을 반증하고 있다”며 “화염병 등을 활용한 진지 공격 등의 전투기술이 활용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강원도 철원의 무명 395고지로 불렸던 백마고지는 1952년 10월 6·25전쟁 당시 국군 9사단이 3배가 넘는 중공군에 맞서 열흘 동안 총 12차례의 공격과 방어전투를 벌인 곳으로 수많은 국군 전사자가 발생했다.
군 당국은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9·19 군사합의’에 따라 DMZ 화살머리 고지 유해발굴에 이어 지난 9월 1일부터 백마고지 일대에서 유해발굴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국방부는 백마고지 지역 개인호, 교통호 등 진지들이 약 1.5m 깊이로 이전 발굴지인 화살머리고지의 최대 60cm의 깊이와 비교해 ‘2배 이상’ 구축되어 있었다며 “고지 주인이 수차례 바뀌는 상황에서 아군과 적군 모두 고지를 사수하고 포탄으로부터 생존을 보장받기 위해 기존 진지에서 더 깊게 파고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방부는 11월 중순 6·25전쟁 당시 9사단, 2사단, 노무사단 등 소속으로 백마고지 전투 참전용사 9명과 함께 유해발굴 현장을 방문해 증언을 청취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