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윤석진 기자] K1, K2, K3 등 K시리즈로 널리 알려진 국산 소총 제작 개척자들이 29일 50년 만에 한 자리에 모여 자주국방 1세대로서 ‘자부심’을 되새겼다.
글로벌 소구경 화기 제조업체 SNT모티브는 1971년 소총 제작 기술을 배우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 갔던 ‘훈련 기사’들과 그 가족들을 초청해 감사패를 전달하고, 임직원들과 간담회 등의 행사를 가졌다.
이들은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내세운 자주국방 정책에 따라 “우리 손으로 우리 무기를 만들자”는 사명을 안고 당시 소총의 대세이던 M16 등을 생산하던 미국의 총기 제작 회사인 콜트(Colt)사 기술연수생들이다.
당시 정부는 소총 제작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1971년 ‘M16 소총 제조공장 도미 훈련 기사 모집’ 공고를 내고, 까다로운 자격 요건에 따라 모두 27명의 기술연수생을 선발했다.
연수생 자격요건은 공대 기계과 졸업, 군필자, 기계 관련 분야 경력 5년, 미국인 기술자와 30분 이상 영어로 대화 가능 등이었다.
전국에서 모인 1800여 명의 공학도 중 치열한 경쟁을 거쳐 선발된 27명의 ‘도미 기사’들은 이 회사에서 기술 연수를 받은 뒤 귀국, 1973년 설립된 조병창에서 M16 소총 생산은 물론 국산 K시리즈 소총 개발에 결정적인 공로를 세웠다.
조병창의 후신인 SNT모티브가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당시 도미 기사 27명 중 10명과 그 가족 6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이날 SNT모티브 공장을 방문해 1973년 11월 29일 준공한 부산 국방부 조병창(造兵廠) 설립과 소총 생산, 개발 과정에 대한 역사를 돌이켜 보고, 핸드프린팅 등의 기념 행사도 가졌다.
이날 행사를 마련한 SNT모티브 박문선 특수사업본부장은 “현재 회사가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품질향상 등을 통해 소총, 권총, 기관총, 저격용 소총 등 풀라인업(Full Line-up) 소구경 화기 제조업체로 완성된 근간에는 조병창 시절 ‘도미기사’분들의 땀과 노력으로 쌓은 숭고한 기술이 있다”며 “대한민국 자주국방 1세대 ‘영웅’들에 대한 존경과 경의의 마음을 담았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도미 기사들의 대표를 맡은 강흥림 씨(83)는 “국산 무기가 전무하던 70년대초, 돈도 기술도 없던 우리나라가 미국에서 배워온 기술로 국방부 조병창은 유사 이래 첫 국산 소총을 생산한 자주국방의 전진기지가 됐다”며 “우리가 갈고 닦은 총기 제조기술은 우리나라 정밀기계공업의 기초가 되는 역할을 했기에 ‘도미기사’ 모두가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아울러 “SNT모티브가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해 국산 K시리즈 화기들의 발전과 함께 대한민국 자주국방의 역사를 길이 남기고, 나아가 우리나라가 세계 최강의 개인화기 제조강국이 되는 데 지속적으로 이바지 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SNT모티브는 이들 도미 기사들이 소장하고 있는 당시 사진과 노트, 메모, 서적 등 관련 물품들을 기증받아 ‘명예의 전당’을 만들어 영구 보존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