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윤석진 기자]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인도·태평양 전략 일환으로 출범시킨 쿼드(Quad), 오커스(AUKUS) 등과 관련 “우리는 아시아판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나 반중국연합 같은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영국의 유력 경제신문인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4일(현지시간) ‘레이건국가방어포럼’에 참석해 “각 나라들에게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하라고 요구하지도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쿼드는 미국을 비롯해 인도·일본·호주 등 4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비공식 안보회의체이고, 오커스는 미국과 영국, 호주 등 3개국이 지난 9월 15일 공식 출범시킨 외교안보 3자 협의체다.
오스틴 장관은 중국이 대만 인근에서 전투기를 동원한 잇단 무력 시위를 벌이는 것과 관련해서는 “예행연습(rehearsal)처럼 보인다”며, “자국의 진정한 능력을 탐구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지난 20년간 인민해방군의 급격한 현대화를 추진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중국 군은 아시아에서, 그리고 결국에는 전 세계에서 미국과 경쟁자가 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11월 3일(현지시간) 미 의회에 제출한 ‘2021 중국 군사·안보 보고서’에서 중국이 군사역량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중국의 핵탄두 보유 규모가 1년 전 예상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로 증가세를 보여 2027년에 700개로, 2030년에는 1000개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었다.
그는 “점점 더 적극적이고 독재적으로 돼 가는 중국이 출현했다”며 “우리는 가공할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그러나 미국은 경쟁을 두려워하는 나라가 아니다”며 “공황과 비관이 아닌 자신감과 결의를 가지고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아울러 “대신 우리는 자유롭고 안정적이며 개방된 국제 시스템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동맹들과 긴밀한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10개월간 인도‧태평양 지역을 3차례 방문한 것을 언급하고 “파트너들과 모든 대화에서 똑같은 말을 반복해 듣는다”며 “미국이 인도‧태평양에서 안정화 역할을 계속 해달라는 요구였고, 우리는 정말로 그렇게 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맹국들이 안보 역량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고, 유럽 동맹이 인도·태평양의 안보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하나의 중국 정책과 대만관계법에 따른 우리의 약속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며 “대만 국민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무력에 저항하는 능력을 유지하면서 대만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대만 방어 의지를 다시 공언했다.
그는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뿐 현상을 바꾸려는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의 이런 발언은 지난 2일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후 서욱 국방부 장관과 함께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양 장관은 2021년 5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간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반영된 대만해협에서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처음으로 적시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