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주복식 문화전문기자] 유엔군은 1950년 6월 28일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한국에 대한 군사지원을 결의’하여 창설했다.
유엔(UN)은 1945년 10월 24일 51개국이 가입해 창설됐으며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불법 남침으로 유엔회원국들이 유엔군 창설을 계기로 한국전쟁에 대거 참전했다. 10월 24일을 한때 유엔의 날로 기념했었다.
UN 초기 창립회원국인 아프리카 에티오피아가 보병 1개 대대를 파병해 중부전선에서 전공을 많이 세웠다.
에티오피아가 한국전쟁에 참전하게 된 이유는 1935년 이탈리아 파시즘 정권의 침략으로부터 국제연맹에 지원을 요청하였으나, 지원받지 못하고 6년간 식민지로 전락했던 아픈 경험 때문이다. 에티오피아 하이레 세라세 황제는 외국에서 독립운동을 하여 되찾은 경험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유엔 창립회원으로 가입하고 한국동란의 불법 침략에 대응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했다. 황제는 1974년 공산혁명 이후 폐위돼 다음 해에 83세로 사망했다.
유엔군으로 참전한 22개국 중 16개국은 전투부대를, 6개국은 의료지원단 등을 각각 파견했다. 유엔 비회원국인 서독 의료진은 1953년 5월에 유엔에 제의하고 정전협정 후 1954년 5월 한국에 도착해 1958년 말까지 의료지원을 하여 지원국에 포함된다.
에티오피아 군은 황실근위대 10개 대대 가운데 1개 대대를 새로 편성해 영국군 교관에 의한 8개월 간의 전투훈련을 마치고 ‘각뉴부대’라는 명칭을 황제로부터 받아 참전했다. ‘각뉴’라는 의미는 격파한다, 초전박살이라는 뜻이다.
에티오피아 군 각뉴대대 제1진 1153명은 1951년 4월 14일 한반도로 출발해 5월 6일 부산항에 도착한 뒤 8주간 현지적응훈련을 마치고 7월 11일 가평으로 이동해 미7사단에 배속되어 적근산 전투에 참가해 공을 세웠다. 이 공로로 미국 대통령 부대표창을 받고 다수의 장병들이 미국 은성무공훈장을 받았다. 적근산 아래 화천군에 기념비가 있다.
에티오피아 군은 1년씩 3진까지 총 3518명이 참전해 전사자 121명, 부상자 536명 등 총 657명의 인명피해를 입었다. 1개 소대를 파견한 룩셈부르크와 함께 포로와 실종자는 없다.
전쟁 중인 1953년 동두천에 보화고아원을 설립해 1956년까지 한국 고아들을 보살폈다. 1968년 춘천에 한국전 참전 기념탑을 세웠으며 2003년에 기념관을 건립하고 2004년에는 춘천시와 에티오피아 수도인 아디스아바바시와 자매결연을 맺어 교류하고 있다. 강변에는 기념탑을 세우고, 같은 해 '에티오피아 집'을 세워 원두커피를 언제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아라비아 커피 원산지다. 살만한 나라가 되어 이제는 커피 소비대국으로 변한 대한민국이 아라비아 커피를 많이 마신다. 인연이어서 그런지는 모르나 대한민국이 아라비아 커피를 마시는 나라가 되었다. 지원받는 나라에서 벗어나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된 것이 자랑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