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윤석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1일 북한이 핵 탑재 미사일 도발하면 “선제 타격 밖에 막을 방법이 없다”고 한 발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발끈하며 비난의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민주당 원내대표인 윤호중 의원은 이날 “선제 타격이라는 것이 곧바로 전쟁으로 이어진다”며 “대단히 심각한 인식 수준에 대해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며 포문을 열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윤 후보를 향해 “‘종전 선언을 하지 말아야 한다, 한반도 전쟁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망발을 해서 국민 지탄을 받았다”며 “선제 공격을 해서 전쟁술에 의한 평화를 거론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어 “국민 불안을 끼치지 말고 대한민국에 대한 애국심이 있다면 우리 국민을, 7000만 민족을 전쟁으로 끌고 가는 발언은 취소해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민주당 민홍철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선제 타격은 곧 전쟁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아무 때나 선제 타격?”이냐고 되물었다.
민 위원장은 “전시작전통제권이 미군 대장인 한미연합사령관이 갖고 있다”고 상기한 뒤 “미국이 한반도 전쟁을 동의할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민 의원은 그러면서 “전쟁은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하고 어떻게든 외교적 해결이 우선되어야 한다”며 “그래서 대화로 해결하려고 한미가 노력하고 있는데 야당 대선후보가 전쟁 불사를 운운하고 있으니…”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같은 당 윤건영 의원도 “극우 보수에게 구애하기 위한 정치적 발언이라도,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맹비난했다.
윤 의원은 아울러 “‘멸공’ 운운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심각한 인식”이라며 “어린아이 불장난 같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윤의원은 “이 작은 땅덩이에서 선제타격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라고 묻고 “한반도는 순식간에 불바다가 될 것이다. 한마디로, 다 같이 죽는, ‘멸공’이 아니라 말 그대로의 ‘공멸’”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선후보 선대위도 “윤 후보의 ‘멸공’은 결코 빈말이 아니었다”며 남영희 대변인의 입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남 대변인은 “이재명 후보가 언급했던 것처럼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는 분명 유감이며, 한반도 평화와 남북 공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하지만 윤 후보의 선제 타격론은 번영의 전제로서 평화를 필요로 하는 한국의 이익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발언”이라고 깎아내렸다.
남 대변인은 이어 “윤 후보가 밝힌 ‘남북한 관계를 제자리에 돌려놓겠다’는 발언의 취지가 ‘선제타격론’이었는가?”라며 “정치적 위기를 겪을 때마다 보수 세력이 써온 ‘같잖은 술수’를 쓰면 쓸수록 국민의 희망과는 멀어져 간다”고 비난했다.
윤 후보는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 외신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북한에서) 마하5 이상의 미사일이 발사되면, 핵을 탑재했다고 하면, 수도권에 도달해서 대량살상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분 이내로, 요격이 사실상 불가하다”며 “그러면 조짐이 보일 때 3축 체제의 가장 앞에 있는 킬체인(Kill-Chain)이라는 선제 타격밖에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지금 없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