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이 군 장병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으로 작성해 논란이 불거진 위문편지. (사진=에펨코리아 갈무리)
여고생이 군 장병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으로 작성해 논란이 불거진 위문편지. (사진=에펨코리아 갈무리)

[국방신문=송국진 기자] 서울 양천구 소재 J여자고등학교 학생이 군 장병에게 조롱하는 내용의 위문편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진 뒤 논란이 커지고 있다.

J여고는 위문편지 쓰기 행사와 관련해 물의가 발생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지만, 미성년 여고생들에게 강제적으로 위문편지를 쓰게 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지난 11일 ‘군복무 중 받은 위문편지’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되면서 ‘조롱성 위문편지’ 논란이 불거졌다.

작성자 A씨가 “친구가 위문편지를 받았는데 올려달라고 해서 올린다”며 공개한 해당 편지에는 J여고 2학년이라고 밝힌 학생의 군인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이 담겼다.

이 여고생은 지난해 12월 30일자로 작성한 편지에서 “군생활 힘드신가요? 그래도 열심히 사세요^^”라면서 “앞으로 인생에 시련이 많을 건데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가 아닐까요”라고 썼다.

이어 “군대에서 노래도 부르잖아요 사나이로 태어나서 어쩌구~”라고 적은 다음 “지우래요jj” 하면서 두 줄로 긋고 지운 뒤, 그 위에 “저도 이제 고3이라 뒤지겠는데 이딴 행사 참여하고 있으니까 님은 열심히 하세요”라고 했다.

또 “그니까 파이팅~ 추운데 눈 오면 열심히 치우세요 ^^”라고 마쳤다.

커뮤니티 글 작성자 A씨는 “대부분 다 예쁜 편지지에 좋은 말 받았는데 (친구) 혼자 저런 편지 받아서 의욕도 떨어지고 너무 속상했다고 한다”며 “차라리 쓰질 말지 너무한다”고 아쉬워 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에게 위문편지를 쓰게 했던 J여고는 12일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공지문을 띄우고 “2021년 위문편지 중 일부의 부적절한 표현으로 인해 행사의 본래 취지와 의미가 심하게 왜곡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J여고는 “1961년부터 위문편지 행사를 해 왔다”며 “젊은 시절의 소중한 시간을 조국의 안전을 위해 희생하는 국군 장병들께 감사하고 통일과 안보의 중요성에 대해서 인식할 수 있는 의미있는 교육활동으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국군 장병 위문의 다양한 방안을 계속 강구하고 있으며, 향후 어떠한 행사에서도 국군 장병에 대한 감사와 통일 안보의 중요성 인식이라는 본래의 취지와 목적이 훼손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J여고 재학생들은 “학교에서 위문편지 가이드까지 나눠주며 강제로 시켰다”며 “아이들이 반발한다고 저렇게 편지를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여자고등학교에서 강요하는 위문편지 금지해주세요’는 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청원인은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편지를 써야 한다는 것은 큰 문제”라면서 “미성년자에 불과한 여학생들이 성인 남성을 위로한다는 편지를 억지로 쓰는 것이 얼마나 부적절한지 잘 아실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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