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북한 영변 핵시설 일대를 촬영한 상업용 위성사진.(자료 사진=38노스, 연합뉴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북한 영변 핵시설 일대를 촬영한 상업용 위성사진.(자료 사진=38노스, 연합뉴스)

[국방신문=한상현 전문기자]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에 대한 가동 징후가 있다는 지적이 잇달아 나오는 가운데 통일부는 “핵시설 가동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8일 기자들에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공동 추진하기로 한 남북 합의의 기본 정신, 취지에도 위배되는 것”이라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요구, 합의의 정신을 지켜나갈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영변 핵시설 등 특정 시설의 가동 여부는 정보 사항이라 확인할 위치에 있지 않다”면서도 “정부는 미국 등 유관국, IAEA 등 유관기관의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영변 핵시설 등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을 지속 감시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 지속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명백히 위배되는 것”이라며 “의무를 완전히 준수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협정 이행에 신속 협조하며, 사찰단이 없는 동안 발생한 모든 미해결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7일(현지시간) IAEA 이사회에서 “지난해 8월 이사회 및 총회 이후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계속 감시해 왔다”며 “영변 핵시설의 5MW 원자로 가동과 일치하는 징후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건설 중인 경수로(LWR) 인근에는 원자로 부품을 제작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건물이 여전히 건설되고 있다”며 “강선 핵 단지와 평산 우라늄 광산에서도 (핵 관련) 활동 징후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남북·북미대화 분위기 속에 지난 2018년 4월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라토리엄’(유예)을 선언하고, 이에 따른 조치의 일환으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현장을 이례적으로 초청한 외신기자들에게 공개했었다.

북한은 그러나 지난 1월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 정치국 회의에서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했던 신뢰 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해볼 데 대한 지시를 해당 부문에 포치했다”고 밝혀 핵실험·ICBM 발사 모라토리엄 철회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빈 공터에 건축용 목재와 톱밥 등이 쌓여 있는 모습 등이 담긴 위성사진이 지난 4일 공개되기도 했다.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는 이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새 건물 건축과 기존 건물의 수리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위성사진을 분석한 이 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국장은 “이 같은 변화는 최근 집중적으로 발생했다”며 “북한은 건축과 갱도 지주 공사에 상당한 양의 목재를 사용해왔던 만큼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새로운 활동이 시작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초기 징후가 포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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