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6일 서울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통일부 제공)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6일 서울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통일부 제공)

[국방신문=윤석진 기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정책 핵심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실패했다는 국내외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정당하지도 합당하지도 않다”고 6일 밝혔다.

문재인 정부 임기가 약 45일 남은 가운데 북한이 최근 한국을 향해 핵무력 사용까지 위협까지 하는 상황이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가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일각에서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총체적 실패라고 단정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온전한 평가를 위해서는 특정 시점이나 일면만이 아니라 모든 과정과 결과, 이를 둘러싼 구조와 환경까지 전반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출범하던 2017년은 북한의 핵실험과 ICBM 발사로 말의 전쟁이 있었고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며 “그런 북한을 상대로 평화로운 한반도·핵과 전쟁이 없는 한반도, 평화공존·공동번영을 목표로 대화와 협상을 시도했다”고 상기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4년 4개월 동안은 북한 스스로 그런 위협을 내려놓도록 이끌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초인 지난 2017년 7월 발표한 베를린 구상에서 비롯됐다.

문 정부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남북 간 적대적 긴장과 전쟁 위협을 없애고, 한반도에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북한은 국제사회에 약속했던 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유예조치)을 지난달 24일 ‘화성-17형’ 시험발사를 주장하며 스스로 파기했다.

문 대통령은 그로부터 약 1시간 30여분 만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회의를 소집, “한반도와 국제사회에 대한 심각한 위험이자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래 5년 동안 1차례의 핵실험을 비롯해 미사일과 방사포 발사 등 약 50차례 도발을 감행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의 ICBM 발사를 두고 문재인 정부의 평화 구상에 대한 ‘장례식’인 셈이라고 미국의소리(VOA)에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지난 4년 동안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한국 측의 제안을 대부분 거부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한국 정부는 평화 구상을 지속적으로 모색했다”며 “그러나 북한은 이번 ICBM으로 매우 명확한 방식으로 한국에 답을 했으며, 그 답은 우리는 핵과 미사일 역량을 구축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하겠다는 것”라고 설명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시도는 존중한다”면서도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도 5년 동안 같은 접근을 고수했다”고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아울러 “남북 대화를 비롯해 북한 정권과 외교에서는 상호주의 원칙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또 “결국 남북관계에 새로운 변화와 전기를 만드는 것이 모든 것을 다 설명해 준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점에서 성과를 만들지 못한 점이 매우 아쉽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남북관계 경색에 코로나19까지 겹친 현재 여건에 저 또한 여러 가지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며 “시대적 소명에 부응하고 역사가 저에게 맡긴 몫을 정성껏 해나간다는 것엔 변함없다”고 재임 중 사실상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고별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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