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윤석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다음달 10일 취임 후 한미 간 추진할 정책 방향은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로 가닥을 잡는 모습이다.
윤 당선인의 취임 전 한미 간 사전 정책 조율을 위해 7박8일 동안 미국을 방문했던 한미정책협의대표단 단장인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한미 포괄적 전략동맹을 강화해 나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번 방미기간 중 미 조야(朝野) 인사들을 두루 만났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신정부가 임기 첫 날부터 국익과 국민의 안전을 중심에 두면서”라는 전제 아래 “이번 방미 결과를 당선인에게 충실하게 보고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울러 “한미 양측은 향후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하기 위해서 억지력을 강화하고 물샐틈없는 공조를 다져나가기로 했다”며 “특히 미국 측은 우리에 대한 확고한 방위 공약, 그리고 확장 억제 제공의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엄중한 외교‧안보 환경’을 고려해 구체적으로 한미 간 축소된 연합군사훈련의 정상화,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 그리고 연내 한미 외교·국방 ‘2+2′ 장관회의 개최 등에 대해서도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이중 특히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이 주목을 끌고 있다.
EDSCG(Extended Deterrence Strategy and Consultation Group)는 한국이 받는 핵 공격 위협을 미국이 제지할 것을 논의하는 양국 고위급 협의체다.
지난 2016년 10월 박근혜 정부 때 한미 외교·국방 당국 차관급 인사들을 대표로 출범했으며 그해 12월 미국에서 첫 회의가 열렸다.
그 자리에서 미국 측은 “핵우산과 재래식 전력, 미사일 방어를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적 능력을 활용한 확장억제를 한국에 제공한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7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에서 EDSCG의 정례화에 합의했다.
2018년 1월 미국에서 열린 2차 EDSCG 회의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지속되는 한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및 주변지역 순환배치를 지속한다”는 데 한미 양측이 의견을 같이했다.
북한은 2차례 한미 간 EDSCG 회의 때마다 대북 위협이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었다.
그러나 EDSCG는 2차 회의 이후 지금까지 4년여 동안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이를 두고 북한의 2018년 2월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축하대표단 파견을 계기로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한미, 북미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렸던 때문이라는 해석이 중론이었다.
최근 북한이 남한을 향해 핵무력 공격을 공언하는 상황에서 윤 당선인 측은 유명무실 상태인 EDSCG의 재가동은 불가피하다는 인식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어 한미 포괄적 전략동맹의 또 하나의 축인 경제안보 분야에 대해서도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협의를 했다”며 글로벌 공급망, 신흥기술, 기후변화, 코로나19 대응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위상과 역량에 대한 미국 측의 달라진 기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대중, 대일 외교 정책과 관련 ‘한미동맹 기반’이라는 전제 아래 “상호 존중의 한중관계 발전, 올바른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한 미래 지향적인 한일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당선인의 의지를 미국 측에 전달했다”며 “미국 측은 이를 적극 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동북아와 인도‧태평양 지역,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차원에서 자유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역할과 기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한 데 대해 ”미국측은 전폭적 지지와 높은 기대감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