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한상현 전문기자] 북한이 탄도미사일이나 위성발사체로 우주 공간의 다른 위성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는 등 반우주역량을 과시하고 있다는 미 국방 당국의 평가가 나왔다.
미 국방부 소속 국방정보국(DIA)은 12일(현지시간) 공개한 ‘2022 우주 안보 도전과제 보고서’에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경우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2012년 발사한 은하 3호와 같은 우주발사체(SLV)가 이론적으로는 인공위성을 공격하는 데 이용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북한이 위성항법장치(GPS)와 위성통신(SATCOM)의 전파 방해를 포함한 비운동성(non-kinetic) 반우주역량이 있다면서 북한을 이란과 함께 새롭게 떠오르는 도전(Emerging Challenges) 국가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향후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경우 인공위성에 기반을 둔 항해와 통신을 가로막을 의도를 갖고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이어 북한이 지구궤도에 두 개의 인공위성을 띄워놓고 있다며 “우주로 향한 야망을 이어갈 것을 분명히 밝혀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주 역량을 키우기 위해 북한이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작전 목적의 신형이나 개조된 우주발사체 혹은 정찰용 위성을 개발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1월 열린 노동당 제8차대회와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이른바 ‘우주국방 과학기술 점령 목표달성’을 제시하면서 우주 개발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 보고서는 아울러 북한이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핑계로 우주 프로그램으로 탄도미사일에 사용되는 기술을 시험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를 통해 장거리와 다단계 탄도미사일의 개발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데이터를 얻어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또 “북한이 2020년 미국의 해외 파트너 국가들의 방위산업을 겨냥해 수많은 사이버 작전을 했다”며 “미국의 많은 네트워크를 훼손하려고 시도했다”고 말했다.
나아가 “다수 북한 해커집단은 잠재적으로 우주 기술을 포함해 우주 산업을 겨냥했다”며 “이 활동이 억제되지 않으면 북한은 무기와 우주 시스템 개발, 조달 프로그램을 더 발전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국방정보국의 우주안보 관련 보고서는 지난 2019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발표한 것이다.
이 보고서에는 북한을 비롯해 중국과 러시아, 이란이 우주 개발과 반우주역량을 이용해 우주에서 미국의 주도적 역할을 약화시키기 위해 벌이는 활동에 대한 분석이 담겨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