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4일 촬영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 위성 사진. 신축 구조물과 목재로 추정되는 적재물이 보인다. (자료 사진=맥사 테크놀로지 제공)
지난 3월4일 촬영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 위성 사진. 신축 구조물과 목재로 추정되는 적재물이 보인다. (자료 사진=맥사 테크놀로지 제공)

[국방신문=송국진 기자] 핵실험 준비 정황이 최근 잇따라 포착되고 있는 북한이 이번에는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와 연결되는 지름길을 만들고 있다는 미국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제프리 루이스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의 동아시아 국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방송과 전화 통화에서 위성사진업체 맥사테크놀로지가 제공한 최근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남쪽 근처에서 갱도 굴착 정황 등 활발한 활동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루이스 국장은 풍계리 핵실험장 현황에 대해 “많은 새 건물이 건설되고 있다”며 “일부 건물의 수리 정황과 갱도 굴착 정황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난 2018년에 폭파한 “3번 갱도의 입구 뒤쪽을 굴착해 다시 갱도로 통하는 지름길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지난 2018년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할 당시 이미 사용했던 1개의 갱도와 사용하지 않은 2개의 갱도가 있었다며 “3번 갱도 부근의 움직임은 북한이 2번 갱도를 폐기하고 3번 갱도에서 핵실험을 진행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그는 3번 갱도에서 유독 복구 움직임이 활발한 이유에 대해 “과거에 사용하지 않은 갱도를 활용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 외에는 핵실험장의 준비태세를 갖출 이유가 없다”며 “북한이 핵실험장을 복구하고 있다는 것은 결국 핵실험에 사용할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외에도 다른 곳에 핵시설을 운용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추정했다.

북한에서 “핵시설 용 갱도를 굴착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며 “다른 곳에 새 핵실험장을 구축하는 것은 분명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핵실험 시설은 사용 즉시 위치가 노출되기 때문에 비밀 핵실험장을 운용하는 것은 실질적인 이점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으로서는 풍계리에서 아직 사용하지 않은 2개의 갱도와 부지를 계속 사용하는 것이 훨씬 쉬운 접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모든 신뢰 구축 조치를 철회할 것이라고 했던 공언을 상기하며 “풍계리 핵시설을 복원하고 있으며, 핵실험을 곧 재개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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