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자료 사진=연합뉴스 제공)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자료 사진=연합뉴스 제공)

[국방신문=윤석진 기자]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 전술핵무기 실험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 전망이 나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2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방송과 전화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이 실험은 핵무기 소형화를 목표로 최소 2~3회 실시할 것이란 분석도 함께 내놨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은 함경북도 길주군에 있는 것으로, 지난 2018년 5월 24일 폭파한 뒤 최근 3번 갱도를 중심으로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는 정황이 잇따라 포착됐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가 공개한 풍계리 일대 위성사진을 토대로 “3번 갱도가 최대 50kt까지 폭발을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일반적으로 전술핵무기 폭발 규모가 최대 20kt 미만이라며 “전술핵 실험이 다음 단계가 될 것이라고 보는 게 가장 논리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핵무기를 소형화하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한 실험을 거쳐야 한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북한이 플루토늄과 우라늄 기반의 두 가지 유형의 핵무기를 갖고 있다”며 “이 두 가지 유형 모두를 소형화하기를 원할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이와 관련 북한이 “처음 설계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핵무기를 만들고 싶어할 것”이라며 “북한이 향후 최소 2~3차례 전술핵무기를 위한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월 8차 노동당 대회에서 핵탄두 소형화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핵탄두 소형화에 나선 이유를 "더 적은 양의 플루토늄과 우라늄 등 핵물질을 사용해 더 정교하고 작게 만들 수 있기 때문"으로 꼽았다.

그는 북한에서 김 위원장이 제시한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술핵무기 실험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관련 전술핵무기 실험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도 연관돼 있다며 “여러 개의 핵탄두를 도입하고 ICBM에 장착하기를 원하는 김 위원장으로서는 핵탄두를 더 작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핵탄두의 효과적인 사용을 위해서는 다양한 운반 수단에 장착할 수 있도록 경량화와 함께 탄두 직경을 작게 하는 실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근까지 ICBM 등 다양한 사거리의 탄도미사일 시험을 이어온 북한이 다음 단계로 탄두에 장착할 전술핵무기 실험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전술핵무기를 실험한다는 것은 북한의 핵 관련 기술이 더욱 정교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북한은 지난 6차 핵실험까지 결과와 재능 있는 과학자들을 바탕으로 핵 기술의 신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오고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북한이 현재 복구 중인 3번 갱도에서 핵실험 시기와 관련해선 “갱도 내부의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는 모두 추정에 불과하다”며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이와 관련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갱도 공사를 위한 장비의 움직임 등 아직 중요한 작업이 더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핵실험까지는 최소 몇 개월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관측했다.

앞서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최근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의 지형과 지질, 갱도 내부 설계 등을 바탕으로 두 갈래로 나뉜 3번 갱도가 각각 50kt씩 총 120kt까지 폭발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매체는 3번 갱도의 두 갈래 길 중 한 쪽에는 최대 600m의 암반이, 다른 한 쪽에는 최대 450m의 암반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2017년 9월 이뤄진 북한의 6차 핵실험 당시 약 250kt 규모의 폭발을 일으킨 2번 갱도의 암반은 800m로, 이보다 더 얇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전술핵무기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데 현재 3번 갱도를 사용 가능한 형태로 복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북한이 3번 갱도를 서쪽으로 더 깊이 판다면 최대 282kt 규모의 핵실험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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