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송국진 기자]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틀만인 12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연속 발사하며 새 정부 들어 첫 도발을 감행했다.
‘선제타격’을 주창해온 새 정부 출범 초기 도발인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0~22일 방한을 앞둔 상황에서 핵실험 등 북의 추가 도발이 관측되고 있어 남북간 긴장이 더욱 고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6시 29분께 북한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그간 탄도미사일이 탐지되면 통상 ‘1보’ 형태로 ‘북한, 미상 발사체 발사’라고 발표했으나 이날은 발사체라는 단어 대신 ‘미상 탄도미사일’로 명칭을 바꿨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지난 7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쏘아 올린 지 닷새 만이자 올해 16번째 무력시위다.
한국과 미국은 즉시 윤 정부 출범 후 진행된 북한의 첫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비판했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이날 긴급 안보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중대한 도발’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했다.
국가안보실은 김성한 실장과 김태효 1차장·신인호 2차장 및 안보전략·외교·통일·국방비서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회의에서 합참으로부터 관련 동향을 보고받았으며 우리 군의 한미연합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
안보실은 이날 저녁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위기관리센터에서 안보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한 뒤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정부는 한 치의 빈틈없는 확고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면서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외면하고 탄도미사일 발사를 지속하는 북한의 이중적 행태를 개탄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늦게까지 용산 대통령실에 머무르며 실시간으로 관련 보고를 받고 상황을 챙겼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
이날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도발이라는 점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가 개최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으나 한 단계 낮은 안보실 차원의 ‘점검회의’로 대응해 주목된다.
미 백안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 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통화 사실을 소개한 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규탄하고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긴밀히 공조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진전시켜 나가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날 한미 안보사령탑간 신속한 통화 사실을 밝힌 것은 새 정부 출범 후 북한의 첫 무력시위에 대한 경고와 함께 단호한 공동 대응 의지를 천명하고 양국 공조에 빈틈이 없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한미군을 관할하는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논평에서 “미국과 동맹에 대한 즉각적 위협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북한의 불법 무기 개발이 안보 불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는 북한이 이날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처음으로 인정하고 최대 비상방역체계로 전환했다고 밝힌 데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방역·보건의료 지원 의사를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