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윤석진 기자] 이종섭 국방장관이 취임 당일인 지난 11일 문재인 정부에서 중용됐던 부처 주요 부서 책임자 3명을 면직시킨 배경을 놓고 국방부와 군 안팎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국방부에 따르면 이 장관은 11일 전군 주요직위자 회의를 앞두고 국방부 핵심 보직을 맡고 있는 김만기 정책실장과 오상진 국방개혁실장, 한현수 기획조정실장을 면직시켰다.
지난 2020년 12월 임명된 김만기 전 정책실장은 한미 간 군사 정책을 조율하는 핵심 역할로 주목을 받았다.
육사 43기 출신인 김 전 실장은 51사단장, 육군 교육사령부 교리발전부장, 육군보병학교장, 합참 작전본부 지휘통제팀장 등 군 요직을 두루 거쳤다.
국방부는 정책실장 임명 당시 “국방정책, 군사작전, 교육훈련, 교리발전 등 국방 전반에 걸친 풍부한 경험과 식견을 보유했다”는 이유를 들었으나 국방부 내에서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낙하산 인사’라는 평가도 나왔다.
1993년 기술고시 28회로 공직에 입문한 오상진 전 국방개혁실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 출신으로 김 전 실장에 조금 앞선 2020년 11월 그 자리에 임명됐다.
정보통신기술·방송 분야 연구개발 전문가로 꼽히는 오 실장은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방송기술정책과장, 청와대 국가안보실 사이버정보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을 거쳤다.
국방부 국방개혁실장은 문재인 정부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한 ‘국방개혁2.0’ 추진 업무와 4차 산업혁명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강군, 스마트 국방’ 실현 업무를 총괄 조정하는 핵심 요직으로 꼽혔다.
국방부는 오 전 실장을 그 자리에 임용할 당시 “첨단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 검증된 업무 능력을 바탕으로 국방개혁2.0과 4차 산업혁명 스마트 국방 혁신을 주도해 스마트 강군 건설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으나 윤석열 정부로 바뀌면서 하루 아침에 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행정고시 36회 출신 한현수 전 기획조정실장은 군인 출신은 아니지만 국방부에서 기획관리관, 군공항이전사업단장, 전력정책과장, 재정계획담당관, 정보화정책담당관 등을 거치며 평생 몸담아 왔다.
국방부는 2020년 8월 기획관리관이던 한 전 실장을 그 자리에 승진 발탁하면서 “국방 분야 전반에 걸친 폭넓은 경험과 식견을 보유하고 있고, 탁월한 기획능력과 조직관리 능력, 업무 조정, 유관기관과 소통능력도 갖추고 있다”며 “변화하는 안보상황에 대응해 국방개혁 등 주요 현안의 해결과 국정과제 추진의 핵심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기획조정실장 직위의 최적임자”라고 높이 평가했다.
국방부 내에서 기획조정실장은 국방기획, 국방중기계획, 조직, 예산, 국회 관련 업무와 국방정보화 정책을 총괄·조정하는 핵심 요직 중 하나다.
앞서 이 장관이 지난 11일 취임사에서 “우리 군은 정치 이념이나 외부와 이해관계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오직 국가 안보라는 명제 아래 군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언급한 대목을 두고 국방부 내에서는 이들 3명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장관은 또 후보자 시절인 지난달 11일 “간부 입장에서는 보직이나 진급 문제에서 생각이 복잡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며 “일만 잘하고 능력만 있으면 진급할 수 있다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문 정부 군 인사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