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오동준 기자] 육·해군의 숙원 사업이던 훈련용 헬기가 46년 만에 미국산 ‘벨 505’로 교체된다.
방위사업청은 16일 미국의 벨 텍스트론 아시아(Bell Textron Asia)와 ‘육‧해군 기초 비행훈련용 헬기 후속기 도입 사업(TH-X)' 구매계약을 지난 6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약 1700억원을 투입해 2025년까지 육·해군 조종사 양성을 위해 최신 디지털 계기판, 전술항법장비 등을 장착한 훈련용 헬기 40여대(시뮬레이터 8대 포함)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벨 505’의 순항 속도는 약 125노트(231.5km) 이상, 항속거리는 약 350해리(648km)이고, 최대 연속출력 459shp(축마력), 최대 이륙중량 3680lbs(파운드)에 5명이 탑승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헬기에 장착한 비행훈련 시뮬레이터는 국내 업체가 개발·제작해 납품하게 된다.
방사청은 ‘벨 505’에 대해 동급 헬기 가운데 높은 안정성과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사청에 따르면 ‘벨 505’는 내년부터 육·해군에 순차 배치돼 우리 군의 헬기 조종사 입문과정에서 활용될 예정이다.
육군에서는 1976년부터 국내서 면허 생산한 500MD를, 해군에서는 육군에서 이미 퇴역 시킨 UH-1H를 훈련용 헬기로 사용해왔다.
500MD와 UH-1H 모두 노후화로 인한 안전성 문제로 군이 오래 전부터 기종 교체를 요구해 방사청이 2017년, 2019년 두 차례 공개 입찰 구매에 나섰으나 요구 성능과 가격 문제 등으로 모두 유찰된 바 있다.
다급해진 방사청은 2021년 2월 군이 요구하는 성능 기준을 낮춰 3차 입찰에 나섰고, '벨 505‘를 비롯해 ‘에어버스 H-125' ’엔스트롬 480B' 'MDHI 530F' '로빈슨 R-66'이 응찰했다.
1차 입찰에 응찰했던 벨 505는 방사청이 내정한 목표가를 초과하는 금액 문제로 선정되지 못했다.
이어진 2차 입찰에 나선 엔스트롬 480B와 MDHI 530F는 우리 군에서 실시한 시험평가에 미치지 못한 성능 문제로 탈락했다.
이번에 선정된 벨 505 기종은 원래 민수용으로 개발된 것을 최신 디지털 계기판과 전술항법장치를 탑재해 군 훈련용으로 바꾼 것이다.
2017년부터 우리의 해양경찰청 격인 일본 해상보안청에서 훈련기로 쓰고 있을 뿐 군용으로는 지금까지 납품 실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화 방사청 헬기사업부장은 “신규 헬기가 도입되면 노후화된 훈련용 헬기 운용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기존 훈련용 헬기에서 제한됐던 계기비행과 시뮬레이터 교육을 수행할 수 있어 교육훈련 효과가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