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국방부 장관(왼쪽)과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이 오는 10~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 때 한-중 국방장관 대면 회담을 갖는다.(자료 사진=연합뉴스)
이종섭 국방부 장관(왼쪽)과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이 오는 10~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 때 한-중 국방장관 대면 회담을 갖는다.(자료 사진=연합뉴스)

[국방신문=송국진 기자] 한국과 중국의 국방장관 회담이 다음 주 중에 싱가포르에서 열린다.

2일 국방부에 따르면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장관)이 오는 10∼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양자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국방부는 구체적 의제와 일정은 조율 중이라고 번했다.

한중 국방 수장 간 회담은 2019년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확대회의 때 국방장관회담(ADMM-Plus) 후 2년7개월 만에 다시 열리는 것이다.

이번 회담은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정상화를 한국이 추진하는데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한 상황에서 열리는 것이어서 어떤 의제로 진행될지 그리고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이 장관은 최근 “사드 기지 정상화는 당연히 했어야 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빠른 시기 내에 하겠다”고 조속 추진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중국은 지난 2017년 한국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허용하고 경북 성주에 기지 부지를 공여하자 곧바로 경제 보복에 나섰으며 이를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이 장관이 언급한 사드 기지 정상화는 추가 배치는 아니지만 중국이 관련 새로운 입장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회담에서 한국은 성주 사드 기지가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다”라는 기존 입장을 거듭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의 안보‧국방 현안 중에는 최근 더 잦아지고 있는 중국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 침범 문제도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 24일 7시 56분쯤 중국 H-6 폭격기 2대가 이어도 서북방 126㎞에서, 이날 오후 3시 40분쯤 중·러 군용기 6대가 이어도 동남쪽 267㎞ 떨어진 카디즈 외곽에서 각각 포착된 바 있다.

한중은 이와 관련 화상으로 열린 국방정책실무협의회에서 양군 해·공군 간 직통전화(핫라인)를 추가 개설하고 이른 시일 내 개통하기로 했다.

양국은 이에 앞서 지난해 3월 한국 해군과 중국 동부전구 해군 간, 한국 공군과 중국 동부전구 공군 간 직통전화를 각 1개를 추가로 개설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현재 한중 군사 당국 사이에는 양국 국방부 간 직통전화, 한국 해·공군과 중국 북부전구 해·공군 간 직통전화 등 총 3개의 핫라인이 있다.

중국 동부전구 해·공군과 직통전화가 추가로 개설되면 양국 군사 당국 간 핫라인은 5개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중국의 카디즈 침입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양국 간 우발적 군사 충돌을 막을 방안과 함께 국방교류 협력 증진에 관해 논의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일 국방장관 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다만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은 여는 방향으로 3국 간 조율 중이라고 일본 매체들이 보도했다.

아시아안보회의는 아시아·태평양 주요 국가 안보 수장들이 참석하는 다자회의로 2002년부터 시작됐다.

회의 장소가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이어서 흔히 ‘샹그릴라 대화’로 불린다. 샹그릴라 대화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년과 2021년엔 열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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