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에 함께 참석한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장관)과 10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회담에 앞서 팔꿈치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에 함께 참석한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장관)과 10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회담에 앞서 팔꿈치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방신문=윤석진 기자] 한중 국방장관이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유력한 가운데 10일 싱가포르에서 양자 회담을 열어 북 핵·미사일 위협과 한국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을 두고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섭 국방장관과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장관)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해 양자 회담을 가졌다.

양 장관은 이날 한중 수교 30주년인 올해 상호 존중과 공동이익 원칙을 바탕으로 실질적·호혜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큰 틀에 합의했다.

아울러 국방 분야에서 한중 간 군사적 신뢰 강화를 위해 고위급 소통과 교류를 지속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양 장관은 또 지난해 추가 개설하기로 합의한 양국 해·공군 간 직통전화(핫라인) 정식 개통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양국은 이 핫라인을 통해 최근 잦아지고 있는 중국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과 같은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우발적 충돌 방지 등 역내 위기 관리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한중 국방 수장 회담은 지난 2019년 11월 태국 방콕에서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때 열린 이후 약 2년 7개월 만이다.

이날 한중 국방장관 회담은 예정된 40분을 훌쩍 넘기며 2배에 가까운 75분 동안 진행됐다.

양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의 현안인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주요 의제 중 하나로 삼아 논의했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중국이 동북아시아 정세를 안정시키기 위해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도록 관여해야 한다는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웨이 장관은 한미일 삼각 안보협력 강화를 우려하며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유지에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에 함께 참석한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장관)과 10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한중 국방장관 회담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에 함께 참석한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장관)과 10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한중 국방장관 회담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장관은 회담 뒤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결론적으로 굉장히 유익하고 양측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사드 관련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의에 “추후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번 회담은 2년 7년만에 한중 국방 수장이 대면한 자리여서 구체적인 논의보다 양국이 관심을 갖는 안보·군사 문제에 대해 그 사이 달라진 입장을 파악하는 탐색에 주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장관은 이날 캐나다, 뉴질랜드, 싱가포르 국방장관과도 잇따라 양자회담을 하고 군사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한·캐나다 국방장관회담에서는 “양 장관이 우크라이나 정세 안정화를 위해 한국과 캐나다가 양자 및 다자 회의 등 계기를 통해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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