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한상현 전문기자]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소재 핵실험장에서 3번 갱도에 이어 4번 갱도를 복구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매체 ‘비욘드 패럴렐’은 15일(현지시간)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를 촬영한 14일자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하며, 4번 갱도 입구 근처 새로운 콘크리트 차단벽과 건설자재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CSIS는 “지난달 17일자 사진에선 보이지 않았다”며 북한이 2018년 폭파했던 4번 갱도를 복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16일 언론 브리핑에서 4번 갱도 동향 관련 질문에 “한미 정보당국은 긴밀한 공조하에 관련 시설과 활동에 대해 면밀히 추적 감시하고 있으며,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다만 군은 이를 핵실험 준비와 직접적인 연관보다는 지난해 큰비에 유실됐던 갱도 주변 도로를 복구하는 동향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풍계리 핵실험장에는 모두 4개의 갱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번 갱도에서는 2006년 1차 핵실험이, 2번 갱도에서는 2009년부터 2017년까지 2~6차 핵실험이 진행됐다.
앞서 2018년 북한은 북미·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고 핵실험장의 갱도를 폭파한 바 있다.
그간 북한은 이를 선제적 비핵화 조치의 하나로 선전해왔으나, 올해 초부터 3번 갱도의 복구 정황이 포착돼왔다.
CSIS의 보고서에 따르면 약 4개월 전부터 시작된 3번 갱도의 정비작업은 이미 완료됐다.
한미 당국도 3번 갱도에서 북한이 언제든 7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3일 한미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마친 상태로 관측되고 있다”며 “정치적 결단만 남았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또 3번 갱도 복구에 이어 4번 갱도에서 새로운 건설 활동이 포착됐다는 점을 두고 북한이 연쇄 핵실험을 계획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미국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지난 16일 미국의소리(VOA)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여러 차례 실험을 계획하고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만약 3번 갱도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차후에 사용 가능한 갱도를 원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