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오동준 기자]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차 스페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첫 대면에서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다시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밤 스페인 펠리페 6세 국왕 주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환영 갈라 만찬장에서 짧게 만난 기시다 총리에게 “나와 참모들은 (일본)참의원 선거가 끝난 뒤 한일 간 현안을 조속히 해결해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갈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대변인실이 밝혔다.
나토 정상회의에 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으로서 초청된 두 정상은 이날 만찬장에서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다가와 대통령 취임과 지방선거 승리를 축하하면서 3~4분 가량의 짧은 대화가 시작됐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기시다 총리도 참의원 선거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원한다”고 화답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에 사의를 표하고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를 위해 노력해 주시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한일관계가 더 건강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두 정상은 이어 29일(현지시간)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 등에서 양자 대화를 더 이어나가기로 약속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 기간 동안 별도로 한일 양자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는다.
이는 일본이 다음달 1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과거사 문제에 대한 진전이 없는 채로 정상회담을 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두 정상은 한·미·일 정상회담을 비롯해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 등 공동 일정이 적지않아 만남과 대화는 더 이어갈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이에 앞서 첫 번째 공식 일정으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비핵화에 대한 호주의 지지를 다시 확인하고, 양국이 에너지산업 분아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날 마드리드 현지 한 호텔에서 가진 양국 정상회담에서 앨버니지 총리는 대북 공조와 관련 “북한에 대해 부과하고 있는 경제제재를 앞으로도 강력하고 엄격하게 이행하겠다”며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정책에 호주가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가치규범 연대에 공감했고, 에너지·기후변화 대응 관련 탄소중립 녹색기술 협력 방안과 첨단 산업소재 및 희귀광물의 공급망 협력을 논의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호주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그린수소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동참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호주가 2030 부산엑스포 유치와 관련 투표권을 가진 태평양도서국포럼(PIF) 11개 국가들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줄 것을 요청했고, 앨버니지 총리는 “적절하게 고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스페인 방문 첫 날 오후 6시쯤 일정으로 잡혀 있던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사무총장과 면담은 순연됐다. 대통령실은 28일(현지시간) 서면 공지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전했다.
이에 앞서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취소됐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차질이 생긴 두 가지 일정 모두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문제를 두고 “핀란드와 스웨덴, 튀르키예, 나토 사무총장 간의 4자 회담이 예상보다 길어진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