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7·4 남북공동성명 50년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7·4 남북공동성명 50년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방신문=한상현 전문기자]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4일 남북이 비핵화 문제를 직접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7·4 남북공동성명 50주년 기념식’ 기념사를 통해 “남북이 북핵을 비롯한 안보 문제 등을 정면으로 다뤄나갈 때 경제 협력 등 다양한 부분의 협력 방안도 더 큰 틀에서 발전을 이뤄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장관은 7·4 남북공동성명 이후 지난 50년을 되돌아보며 “남북 관계는 북한의 핵개발에 따른 대북제재로 약속했던 협력 사업이 무산되는 악순환에 전진과 후퇴를 반복했다”고 평가했다.

1972년 7월 4일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7·4 남북공동성명’을 서울에서 평양과 동시에 발표하고 있다.(자료 사진=통일부 제공)
1972년 7월 4일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7·4 남북공동성명’을 서울에서 평양과 동시에 발표하고 있다.(자료 사진=통일부 제공)

아울러 “북한의 핵개발을 그대로 놓아두고는 근본적으로 남북관계를 진전시킬 길은 없다”면서도 “그렇다고 북한이 완전히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모든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는 태도는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권 장관은 이어 “정부가 아무리 강한 의지를 갖고 남북협력 사업을 추진하려 해도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한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며 “다시 대화의 물꼬를 트고 남북관계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으려면 북한의 핵개발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장관은 이와 관련 “국제사회에 북핵 협상을 맡기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정부는 구조적, 지속가능한 남북 대화를 위해 비핵화와 정치군사적 신뢰, 경제 등 제반 사안을 실효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새 회담 구조를 구축할 것”이라는 의지를 피력했다.

권 장관은 북한을 향해서도 “이제는 대남 협상과 북핵 협상을 분리하는 낡고 관행적인 태도를 바꿔야 한다”며 “이런 방향 전환이야말로 북한이 원하는 것을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권 장관은 또 “윤석열 정부는 역대 정부의 모든 남북간 합의를 존중하는 기본을 지키면서 지속가능한 남북관계 발전의 새 길을 열어 갈 것”이라며 “남북의 대화가 끊어져 있고, 미사일과 핵을 앞세우는 북한의 태도도 여전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새 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7·4 남북공동성명 50년 학술대회에 강인덕, 홍용표 전 통일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사진=연합뉴스)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7·4 남북공동성명 50년 학술대회에 강인덕, 홍용표 전 통일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통일부는 이날 기념식과 함께 남북회담본부가 주관하는 학술회의를 열었다.

이날 학술회의에선 ‘7·4 남북 공동성명 50년 회고와 전망’을 주제로 당시 정부 실무 책임자였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이 발제를 했고, 전문가 대담이 이어졌다.

대담자로는 홍용표 전 통일부 장관 등이 참석해 7·4 남북 공동성명 50주년 성과와 시사점 등의 토론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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