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윤석진 기자] 군 당국이 현무 미사일, 3000t급 잠수함, F-35A 스텔스 전투기 등 육‧해‧공군을 망라한 군 최고의 전략자산을 통합 운용하는 합동 전략사령부 창설을 추진한다.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6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한국형 3축 체계의 효과적인 지휘통제와 전력발전을 주도할 수 있도록 육해공 3군 ‘합동 전략사령부’를 단계적으로 창설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3축 체계는 유사시 선제 타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 적 미사일 등을 요격하는 시스템인 ‘미사일 방어체계’(KAMD) 그리고 ‘대량응징보복체계’(KMPR) 등을 말한다.
국방부는 이날 회의에서 전략사령부 창설을 통해 “한국형 3축 체계에 대한 효과적인 지휘통제와 체계적인 전력발전을 주도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 군의 감시정찰(ISR) 능력을 확충해 북한 전역에 대한 독자적 영상·신호정보 획득과 정보융합을 위한 능력을 구비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군 당국은 내년 중에 전략사령부 창설 계획을 수립한 뒤 오는 2024년 창설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도 이날 “육해공군에서 전략자산과 부대들을 분리해 2024년까지 합동 전략사령부로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합참의 핵·WMD(대량살상무기) 대응센터를 중심으로 육해공군에서 각각 운용 중인 비대칭 전략 자산과 부대들을 떼내 합동 전략사령부로 통합, 공격력은 물론 미사일 방어체계와 같은 대북 방어력을 고도로 끌어 올린다는 취지다.
이 관계자는 “미군 전략사령부 등 외국 사례도 분석 중”이라며 “육해공 전략자산들을 가장 기민하고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사령부를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아이디어 차원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신설 합동 전략사령부로 소속을 옮길 부대와 무기체계로는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의 탄도‧순항 현무미사일, 해군 잠수함사령부의 3000t급 잠수함, 그리고 공군의 17전투비행단 F-35A 스텔스 전투기, 미사일방어사령부의 요격 미사일 천궁-2와 패트리엇, 공군 우주센터의 위성 등이 우선 꼽힌다.
합동 전략사령부가 신설되면 성격과 임무를 고려할 때 합동참모본부 예하 부대로 편제되고, 지휘 또한 합참의장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또 전략사령부 사령관은 중장 이상의 고위 장성이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합동 전략사령부 창설은 문재인 정부 시절에 추진하다 중단한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우리 군의 연합방위 작전과 한반도 전구(戰區) 작전을 주도한다는 목적을 내세워 합동 전략사 창설을 공약으로 제시했었다.
문 전 대통령은 그러나 취임 초반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잇달아 열리는 등 남북 화해 분위기가 고조되자 2019년 2월 이 공약을 사실상 폐기했다.
그 대안으로 나온 것이 합동참모본부의 핵·WMD(대량살상무기) 대응센터 보강이었다.
합동 전략사 창설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한 것은 지난 1월 육군 미사일사령부를 미사일전략사령부로, 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를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로 각각 개편하는 방안이 본격 추진되면서다.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와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는 지난 4월 1일 서욱 당시 국방부장관 주관으로 개편식을 갖고 정식으로 출범했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 당시 북한 미사일 위협 변화에 따라 증대된 임무 소요, 주요 전력 확충에 따른 우리 군의 능력 신장, 국방개혁 2.0 기본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장관은 당시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와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는 우리 군의 미사일 공격과 방어를 주도하는 대북 억제 전력의 양대 축”이라며, “양 사령부가 상호 긴밀하게 공조하며 적의 어떠한 미사일 위협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확고한 대비태세 유지”를 강조했다.
육군은 당시 사단급인 미사일전략사 참모부 구성을 향후에 중장급 장성이 지휘하는 군단급으로 격상하고, 해군과 공군의 미사일 전력들을 연계 운용하는 등 조직을 신설한다는 계획도 언급해 합동 전략사 창설 필요성을 제기했다.
지난해 5월 한미 미사일지침이 종료되면서 미사일 사거리와 탄두 중량 제한이 없어지면서 군 당국이 탄도미사일 고도화를 추진할 수 있게 되면서 합동 전략사령부 창설 구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탄도미사일 ‘현무-4’에 이어 탄두 중량이 최대 8t에 이르는 고위력 탄도미사일 개발을 사실상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