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7일(현지시간) G20 외교장관회의가 열리고 있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사진=외교부 제공)
박진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7일(현지시간) G20 외교장관회의가 열리고 있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사진=외교부 제공)

[국방신문=윤석진 기자] 박진 외교부 장관은 7일(현지시간) 한국의 나토정상회의 참석에 반발했던 중국의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국제사회 협력과 공조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왕 부장과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자유와 평화, 인권과 법치를 수호하기 위해서”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그러면서 “(한국의)신정부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규범을 중시한다”고 거듭 말해 중국의 대한국 견제에도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산적이고 택적이장’(山積而高澤積而長·산은 흙이 쌓여야 높아지고 못의 물은 모여야 멀리 흐른다)이라는 중국의 격언을 인용해 “한중 양국이 상호 존중과 신뢰를 쌓으면서 평등하게 협력하는 좋은 동반자가 돼야 다가올 미래 30년도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상호 존중’에 무게를 뒀다.

아울러 1982년 수교한 한중이 올해 30주년이라는 점을 상기하며 중국과 각급에서 전략적 소통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박 장관은 이어 “한국은 국제관계에서 개방성, 투명성, 포용성 원칙에 기초해 글로벌 도전 대응에 책임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중 관계도 이런 보편적 가치와 규범에 입각해 상생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와 함께 윤석열 정부가 국정철학으로 내세우고 있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한중 관계에도 적용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왕이 부장도 모두 발언에서 “우리는 한국의 새 정부가 한중관계의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는 사실에 커다란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우리는 중요한 발전 기회를 마주하고 있으며 동시에 함께 다뤄야 할 도전도 일부 있다”며 “따라서 우리는 한국 측과 우리의 좋은 이웃 관계, 우호협력 관계가 지속해서 발전할 수 있도록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왕이 부장은 한중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더 큰 이익을 위해 진전되도록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윤석열 정부의 외교 기조가 미국으로 기우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뜻을 원론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또 이 자리에서 북 핵문제를 거론하며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7차 핵실험 등 도발 억제를 위한 중국의 역할도 요청했다.

이날 회담에는 한국의 북핵 수석대표인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배석했다.

저작권자 © 국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