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오동준 기자] 최초의 국산 전투기 KF-21이 자체 동력으로 지상에서 주행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첫 비행을 향한 초읽기에 들어갔다.
KF-21 시제 1호기는 지난 6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계류장에서 랜딩기어를 내리고 지상에서 주행하는 ‘램프택시’(지상활주) 장면을 선보였다.
앞서 지난해 4월엔 시제 1호기의 외관만 공개됐고, KF-21가 자체 동력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위사업청과 KAI는 이달 셋째 또는 넷째 주에 KF-21 초도비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 비행에선 기본적인 성능을 시험하며 30분에서 40분가량 진행될 예정으로, 비행 성공 시 우리나라는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 국가가 된다.
첫 비행 후 오는 2026년까지 약 2000여 소티(비행횟수) 초기 시험비행을 거쳐 항공기 안정성을 확인한 뒤 고도·속도·기동을 순차적으로 확장, 최종적으론 비행 성능과 조종 특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23년 후반기 잠정전투용적합, 2026년 최종전투용적합 판정을 획득해 2028년까지는 추가 무장시험을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KAI는 잠정전투용적합 판정 획득 시 양산을 개시할 여건을 마련, 기획재정부와 협의에 들어가 2024년 전반기까지 사업타당성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계약을 진행해 2026년께 최초 양산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KAI는 KF-21과 관련해 다양한 성능 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날 KAI 구조시험동에서는 전 기체시험과 구성품별시험이 진행됐다. 구성품별시험은 꼬리날개 등에 일부러 균열을 내서 균열이 어떻게 커지는지 확인하는 식으로 구성품을 분리해 시험하는 것이다.
전 기체시험은 하중보정시험, 정적시험, 내구성시험 등으로 구성된다.
하중보정시험은 비행 중 받을 공력하중을 측정하는 센서의 정확도 향상을 위한 것으로 기체에 하중을 가하고 센서의 측정값을 확인해 센서를 보정하는 과정이다.
정적시험은 기체 각 부위에 설계하중의 115%를 가했을 때 기체가 변형 없이 정상작동 되는지, 150%를 가하면 기체 변형은 있더라도 기능은 정상작동 되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다.
내구성시험은 8000시간으로 설정한 운용수명을 입증하기 위해 두 배인 1만6000시간에 해당하는 수준의 하중을 반복적으로 가하는 작업이다.
전 기체시험에서는 구성품별시험에서 발견되지 않을 수 있는 상황까지 파악하는 것에 주력한다는 것이 KAI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연료시험동에서는 최대 적재 시 6t에 달하는 연료를 실제 주입하고, 비행을 모사해 기체를 기울여보며 연료가 기체 각 부위의 연료탱크 공간에 제대로 분배되는지 확인했다.
일명 ‘보라매’로 불리는 KF-21을 탄생시킨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은 2015년부터 2028년까지 8조8000억원이 투입되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 방위력 증강 사업’으로 꼽힌다.
2026년까지 계속되는 체계개발엔 8조1000억원, 2028년까지 지속되는 추가무장시험에는 7000억원이 더 투입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