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왼쪽)은 4일 방한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 하원의장과 40분간 통화를 했다. (자료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왼쪽)은 4일 방한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 하원의장과 40분간 통화를 했다. (자료 사진=연합뉴스)

[국방신문=윤석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4일 방한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한 것에 대해 “한미간 강력한 대북 억지력의 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펠로시 의장과 가진 40분간 전화 통화에서 “한미간 포괄적 전략동맹을 발전시켜 나가는 데 미 의회와 긴밀히 협력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윤 대통령에게 ‘평화와 번영의 약속’을 거론하며 “앞으로도 한미간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질서를 함께 가꿔나가자”고 제안했다.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의 통화 내용은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펠로시 의장과 전화로 대화를 나눴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통화에서 윤 대통령에게 먼저 “윤 대통령이 첫 여름 휴가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가운데 시간을 내준 데 대해 감사하다”는 인사로 말문을 열었다.

펠로시 의장은 “한미 동맹은 여러 관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도덕적 측면에서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 있다”며 “워싱턴에서 최근 한미 ‘추모의 벽’ 제막식이 거행됐듯이 그동안 수십년에 걸쳐 수많은 희생으로 지켜온 평화와 번영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 가꿔나갈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한 사진을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했다.(사진 출처=펠로시 의장 페이스북 갈무리)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한 사진을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했다.(사진 출처=펠로시 의장 페이스북 갈무리)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21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상기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을 앞으로 발전시키는 데 미 의회와도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고 펠로시 의장에게 다시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펠로시 의장과 통화 자리에 배석한 미 연방하원 의원단에 “각 지역구에 코리안 아메리칸 한인들을 특별히 배려해 달라”는 당부도 했다.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은 이날 통화에서 외교·국방, 기술 협력, 청년, 여성, 기후변화 등 광범위한 현안 토의가 상당 시간 진행됐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윤 대통령이 이날 펠로시 의장과 통화를 한 배경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전화로라도 따뜻한 인사를 하고 싶다는 의향을 오늘 아침 일찍 타진했다”며 “그 말을 듣자마자 펠로시 하원의장이 흔쾌히 감사하다며 같이 온 사람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싶다해 꽤 긴 통화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과 펠로시 하원의장의 직접 면담이 불발된 것과 관련해서는 “2주 전 양해가 구해졌다”며 “만남이 가능한지 (연락이) 전달됐지만 윤 대통령의 지방 휴가계획을 확정한 상황에서 서울에 오면 (면담이) 힘들지 않겠냐”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양해를 구한 뒤)약 1주일 뒤에 결정됐다”며 “따라서 우리가 (펠로시 의장을)만나지 않은 것은 중국을 의식해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방한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전화 통화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방한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전화 통화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영범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펠로시 하원의장 방한과 윤 대통령 휴가 일정이 겹쳐 (펠로시 의장의 윤 대통령) 예방 일정을 잡기 어렵다고 미국 측에 사전에 설명했다”며 “펠로시 의장 측도 상황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거듭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의 대면 면담이 불발된 것과 관련, 중국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문의가 많다면서 “모든 것은 국익을 총체적으로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지만 주요 동맹국 의회 수장이 방한한 만큼 직접 면담은 어렵더라도 전화로라도 인사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게 어떻겠느냐는 양국 의견 교환이 있어서 오늘 오후 서로 통화하기로 조율됐다”고 구체적 통화 과정 설명을 추가로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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