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윤석진 기자]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5일 통일부를 방문해 “북한의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야기하는 행동에는 대가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면담에서 “우리의 목표는 여전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며 이같이 말했다.
권영세 장관은 이에 대해 “지금 남북관계와 관련해 골드버그 대사가 말한 모든 부분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북한이 WMD(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국제사회에 위협이 되는 활동을 하는 데 대해 특히 같은 민족으로서 굉장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부임 후 처음으로 통일부를 찾았으며, 권 장관과 면담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뤄졌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 자리에서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국제 평화와 안보, 국제 비확산 체제에도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최근 북한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여러 행동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방침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권 장관은 전날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방한과 관련 “한·미 관계는 매우 특별하다는 펠로시 의장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특별한 한·미동맹 관계를 기초로 남북 관계를 비롯해 글로벌 이슈에 협력해간다면 남북 지역뿐 아니라 동북아, 더 나아가 세계에서 한국과 미국이 손잡고 기여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북한에게 유일하게 실행 가능한 길은 외교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며 “우리는 북한과 대화에 여전히 의지를 갖고 있다”고 대화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어떠한 전제조건 없이 만나자는 우리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화답하길 계속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골드버그 대사는 또 “북한과 많은 부분 의견을 달리한다”면서 “그래도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고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언급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와 관련 “미국은 인도적 지원을 지지하며 백신을 비롯한 코로나19 관련 지원 또한 북한에 제공하는 걸 지지한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 달성과 별개의 문제로 인도적 지원 문제를 계속 바라보고 접근하겠다”고 투 트랙 대응을 분명히 했다.
권 장관도 골드버그 대사의 인도적 지원 언급에 대해 “절실히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 사회 일각에서도 그렇고 해외에서도 보수 정부가 들어서며 인도적 지원 부분이 좀 영향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이 되는데, 그런 생각을 하는 분들은 전적으로 틀린 생각이란 말씀을 분명히 얘기한다”고 화답했다.
권 장관은 아울러 “북한의 인권 상황과 인도적 상황 개선을 위한 인도적 지원은 남북관계의 정치적, 군사적 상황과 관련 없이 언제든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에도 아무런 조건 없이 북한의 코로나19 대처를 위해 보건의료 분야에서 협력할 의사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며 “실제 취임하고 북한에 전통문으로 이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정부의 북한에 대한 코로나19 방역 등 보건의료분야 지원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권 장관은 그러나 “아직까지 답을 받지 못한 부분은 매우 아쉽고 안타깝다”면서도 “우리의 제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권 장관과 골드버그 대사의 이날 면담은 지난달 22일로 예정됐으나 통일부의 대통령 업무보고 일정이 갑자기 정해지는 바람에 연기된 끝에 2주만에 이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