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윤석진 기자] 조태용 주미대사는 오는 16일 열릴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와 관련 “미국이 확장억제, 즉 핵우산을 운영하는 데 있어 우리가 제도적으로 발언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14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단독 인터뷰에서 EDSCG가 이번 회의를 계기로 4년 8개월 만에 재가동한 것에 대해 “우리 의견을 투영, 우리가 필요할 때 확장억제가 그 필요에 맞게 쓰일 수 있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대사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이 지난 8일 선제타격 5가지 조건을 명시한 ‘핵무력 정책’ 법령을 만들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보유국’을 일방적으로 선언하며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힌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의 핵우산 가동에 제한적이나마 일부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 대사는 아울러 “EDSCG 회의가 약 5년 만에 열린다는 것 자체가 상징성이 있고, 북한에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며 “그 상징성을 넘어 성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좀 더 구체적인 알맹이 있는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조 대사는 이어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 “기술적 준비는 끝났고 정치적 결단만 남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북한의 어려운 경제 상황과 다음달 16일 시진핑(習斤平) 국가주석의 3연임 여부를 결정할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일정의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문가들의 분석을 소개하기도 했다.
조 대사는 또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인 ‘담대한 구상’과 관련 “(대북)유인책이 비핵화가 상당히 진행된 다음이 아니라 로드맵 초입에 배치된 매력적이고 의미 있는 제안이고, 북한에도 이익이 된다”며 “북한은 이를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호응을 촉구했다.
한편 외교·국방 2+2 고위급 EDSCG 회의 참석차 미국에 도착한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이날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봐왔던 확장억제 수단보다 좀 더 강화되고 업그레이드됐다는 것을 국민이 느낄 수 있는 내용이 도출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전략자산 전개 등 (확장억제의) 수준이나 폭이 과거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 안은주 부대변인도 15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EDSCG 회의와 관련 “한미 간 보다 강화되고 구체적인 (확장억제) 방안을 최대한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부대변인은 “북핵 미사일 위협이 급격히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확장억제 강화는 정부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이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했던 확장억제 공약을 거론하며 “전략자산 적시 전개 등 실제 행동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다양한 구체 조치들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며 “확장억제를 공약, 공조 체제, 구체 조치 등 포괄적 차원에서 강화하는 방안을 지속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한미 EDSCG 회의에서 양국이 어느 수준의 결과를 끌어낼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