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윤석진 기자] 미국 조야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때 주한미군 투입 가능성이 여러 갈래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미 국방부가 주한미군의 역할은 한국 방어에 전념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다시 밝혔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일반적으로 주한미군은 여전히 한미동맹과 한국의 주권을 수호하고 역내 미국의 국익을 지원하기 위한 높은 수준의 준비 태세와 강력한 연합방위 태세를 유지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국이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개입한다면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한국도 주한미군과 함께 자동 개입하느냐는 질문에 “가정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겠다”며 한국에서 미군과 한미동맹은 매우 오랜 역사를 갖고 있고, 한반도와 역내 미국의 국익을 지키기 위한 양국 협력의 역사도 오래 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추가 질문에도 “그것에 대해선 한국 정부에 문의해보라”고 주한미군의 본래 역할을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에 앞서 지난 18일 미국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만을 무력 침공할 경우 미국은 군사력을 동원해 대만을 보호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와 관련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을 포함한 역내 주둔 미군 병력의 이동 가능성이 제기됐다.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은 최근 한 대담에서 이와 관련 “모든 것과 관련해 사령관, 지도자와 우리는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준비한다”고 주한미군 이동 가능성을 내비쳤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도 지난 26일(현지시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주한미군이 투입될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그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어떤 병력을 활용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미국”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 병력 일부가 대만 사태에 투입되더라도 한미동맹은 북한에 대한 억지를 유지할 수 있는 몇 가지 옵션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태평양사령관을 역임한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같은 날 RFA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했을 때 북한이 이를 이용해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해리스 전 대사는 “한미 양국군은 어떤 비상사태에도 대비해야 한다”며 “미국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고 북한이 도발하는 두 상황을 동시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최근 브리핑에서 중국과 대만 분쟁 시 한국의 미국 대만 지원 관련 질문에 “(한미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 공동의 이해관계만이 아니라 공동의 가치 위에 구축됐다”고 우회적으로 그 가능성을 언급했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에 대해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 현 사령관은 주한미군이 북한의 침략을 억제·대응하는 임무 수행에 최우선을 두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며 “주한미군은 우리 국군과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이루고 있다”고 주한미군의 임무는 대북억제가 최우선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25일 방송된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 “만약 중국이 대만을 공격한다면 북한 역시 도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대한민국에서는 강력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해서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라이더 대변인은 이어 미군의 USS 로널드 레이건함 항모 전단이 29일까지 한국 동해에서 한국 해군과 연속적으로 연합해상훈련을 진행하고 있다며, 해당 훈련들은 해상에서 한미 해군의 상호 운용성과 전술, 기술, 절차 등을 강화하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군은 해상 기동을 연습하고, 한미동맹을 강화하며, 역내 안보를 증진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한국 주변 해역에서 핵 추진 항모 전단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29일 방한을 앞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할 때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한 경호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안전 상의 이유’를 들어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