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윤석진 기자]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6일 열린 일본 국제관함식에서 우리 해군 소양함에 탑승한 장병들이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이즈모함을 향해 거수경례를 한 것과 관련 “욱일기에 대해서 (경례를) 한 게 아니다”라고 7일 주장했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참석해 ‘일본 해군에 대해서 우리가 거수경례를 하게 만든 자체가 국민들께 납득이 안 된다고 본다’는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자위함기에 대해서 경례한 것이 아니고, 주관하는 국가의 대표가 승선한 함을 향해 경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어 ‘굳이 참석하지 않아도 될 행사에 참석해 욱일기를 향해 우리 해군이 경례해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는 “욱일기에 대해서 한 게 아니다”며 “욱일기가 게양되어 있었지만, 관함식은 주최하는 국가의 대표가 승선한 함정을 향해 국제관례에 따라서 경례한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답변 과정에서 이즈모함에 걸린 깃발에 ‘자위함기’, ‘욱일기’라는 호칭을 번갈아 사용해 혼란을 불러 일으키는 모습을 보였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는 해상자위대기는 욱일기와 ‘모양은 비슷하지만, 빨간색 원의 위치가 다르다’는 황당한 궤변을 펼치고 있다”며 “하지만 일본 외무성도 자위함기를 범욱일기로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반대에도 기어코 우리 해군이 일본 욱일기에 거수경례하도록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 장관은 일본 우익 일간지인 산케이신문(山經新聞)에서 ‘한국 해군의 관함식 참석을 일본 집권 자민당 의원들이 반대한다는 보도가 나왔다’는 전 의원의 추가 질의에 “일부 의원들이 반대한 건 있지만 일본 정부의 입장은 그렇지 않다”며 “의원들 입장대로 따라갈 수는 없지 않느냐”고 일본 관함식 참가를 옹호했다.
그러면서 “자위함기는 국제적으로 인정해 오고 있다”고 욱일기와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국제관함식 참석 문제는 안보 차원에서 국가적 이익을 위해 참여한 것으로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전날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사가미(相模)만에서 열린 일본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 기념 국제관함식에 우리 해군 최신예 군수지원함 소양함(1만1000t급)을 파견했다.
소양함에 탑승한 우리 해군 장병들은 이 관함식에서 일제 시대 욱일기와 유사한 해상자위대기를 달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주빈으로 탑승한 호위함 이즈모함을 향해 ‘국제 관례’ 등의 이유를 들어 거수 경례를 했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해상자위대기의 원형인 욱일기가 옛 일본이 침략 전쟁을 일으킨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의 상징이라며, 관함식 참가 자체와 경례를 하는 것에 대해 반대 여론이 높은 편이었다.
정부는 그러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같은 ‘엄중한 안보 상황’에 따른 한일 군사협력 그리고 국제 관례 등의 이유를 들어 고심 끝에 우리 해군의 참가를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