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비행 중 화재 발생 후 추락했던 전투기와 같은 기종인 공군 F-4E 팬텀.(자료 사진=연합뉴스)
지난 8월 비행 중 화재 발생 후 추락했던 전투기와 같은 기종인 공군 F-4E 팬텀.(자료 사진=연합뉴스)

[국방신문=윤석진 기자] 지난 8월 경기도 화성 부근에서 발생한 공군 F-4E 팬텀 전투기의 화재 발생 후 추락 사고 원인에 대해 공군은 엔진에 연료를 분사하는 부품인 노즐의 결함 때문이라고 9일 밝혔다.

공군은 이 사고 발생 후 사고대책위원회를 꾸려 지금까지 진행한 조사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이 사고 당시 이 전투기가 1979년 4월 도입돼 기종 노후화가 원인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공군은 이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공군 관계자는 “엔진 부품 관련 결함으로 인한 화재는 2010년 팬텀에서 한 번 있었고, 다른 신기종에서도 종종 발생한다”며 “항공기가 노후해서 일어난 사고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공군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제의 노즐은 지난해 3월 23일 점검을 마쳤고 이후 116시간 사용했다.

해당 부품은 한 차례 해체와 점검에 1주일 가량 걸려 비행 때마다 점검할 수 있는 항목은 아니라고 공군은 설명했다.

당시 사고 전투기는 지난 8월 12일 오전 임무를 종료하고 수원기지로 복귀하던 중 우측 엔진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이에 조종사는 비상 상황을 전파하고 인구 밀집 지역이 아닌 서해 쪽으로 기수를 돌렸다.

그 사이에 화재는 기체 양쪽 엔진으로 확대됐고, 조종사 2명은 해상 어선들이 없는 경로를 택한 후 기수를 유지한 상태에서 비상 탈출(이젝션)을 실시해 건강한 상태로 구조됐다.

사고 전투기는 낮 12시 20분쯤 경기도 화성시 전곡항 남쪽 9㎞ 지점에서 추락했다.

공군은 사고 기체 잔해를 수거해 조사한 결과 우측 엔진의 연료가 비정상적으로 분사되면서 연소실 일부가 파손됐고, 섭씨 1950도, 190psi(프사이·평방 인치당 파운드)에 달하는 고온·고압의 화염이 누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기체 화재 당시 화염은 엔진 내부는 물론 외부로 확산해 연료 탱크까지 번졌다.

엔진과 연료 탱크 사이에는 2중 단열재 등 보완 장치가 있으나 이 정도의 고온·고압과 연소실이 터지는 상황에서는 차단이 어렵다고 조사 참여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면서 연료의 비정상 분사는 해당 장치 노즐에 카본이나 다른 이물질이 끼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종류가 확인되지 않은 이물질 때문에 연료가 한쪽으로 치우쳐 분사됐고. 연소실 벽면이 취약해지면서 열에 의한 화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공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연료 탱크 하부로 화염이 치고 올라왔고, 연료가 계속 유출이 됐다”며 “그 결과 조종사가 비행 중에 후방의 불길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처치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추가로 설명했다.

공군은 또 “모든 F-4E 전투기 엔진에 대해 특별전수점검을 시행하겠다”며 “모든 조종사 및 정비사를 대상으로 교육한 후 비행은 점검이 완료된 항공기부터 단계적으로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국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