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지하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지하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제공)

[국방신문=윤석진 기자] 북한이 18일 미 본토 전역을 사정권에 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평양 근교 순안 일대에서 동쪽으로 발사하는 도발을 이어갔다.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 직후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찾아 대북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이행과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 추진 등을 지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10시 15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ICBM은 비행거리 1000㎞, 고도 6100㎞, 속도 마하 22(초속 7.48㎞)로 탐지됐다.

비행거리를 줄이기 위해 발사각도를 높이는 고각발사를 했다. 

이를 정상각도(30~45도)로 환산하면 사거리가 1만5000㎞를 웃돌 것으로 추정돼 미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성능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이 추정한 비행시간은 69분으로, 지난 3월 24일 70분간 비행한 화성-15형(북한은 화성-17형 주장)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오래 날았다. 

군 당국은 정확한 비행거리·고도·속도 등 상세 제원을 분석 중이다.

북한이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자료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북한이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자료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북한은 한미 국방부가 신설된 미사일대응정책협의체(CMWG)를 열고 있는 가운데 이번 도발을 감행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군이 북한 ICBM 발사를 포착한 즉시 국가안보실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았으며, 한·스페인 정상회담이 끝난 후 NSC상임위 회의장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고, 한미 간 합의한 대북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방안을 적극 이행하며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화하라”며 “미국 및 국제사회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응을 포함한 강력한 대북 규탄과 제재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이후 성명을 통해 “북한의 어떤 도발에 대해서도 이를 즉각 응징할 수 있는 압도적인 대응 능력과 의지를 갖고 있다”며 “북한이 이를 오판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날 열린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는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했다.

이날 상임위에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그리고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김태효 NSC 사무처장 겸 국가안보실 1차장,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참석했다.

일본 방위성도 북한이 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있는 물체를 발사했다고 발표했고, 일본 해상보안청은 “ICBM이 오전 11시 20분쯤 홋카이도(北海道) 오시마오오시마(渡島大島) 서쪽 210㎞ 근방에 낙하했다”고 설명했다.

이 미사일이 낙하한 지점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총리 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설치된 관저대책실에서 긴급 회의를 소집해 관련 정보 수집과 피해 확인 등에 나섰다.

미 백악관도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미국은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시험을 강력 규탄한다”며 “미국은 본토와 동맹국인 한국·일본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전날 최선희 외무상 명의의 공개 담화를 통해 “미국이 ‘확장억제력 제공 강화’에 집념하면 할수록,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에서 도발적이며 허세적인 군사적 활동들을 강화하면 할수록, 그에 정비례하여 우리의 군사적 대응은 더욱 맹렬해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이 담화 발표 후 약 1시간 40분 뒤 강원도 원산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1발을 발사한 데 이어 이날 ICBM 발사로 도발 수위를 더 끌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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