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국방부 장관(왼쪽)이 2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시엠립에서 열린 제9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 참석 계기로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과 양자회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사진=국방부 제공)
이종섭 국방부 장관(왼쪽)이 2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시엠립에서 열린 제9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 참석 계기로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과 양자회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사진=국방부 제공)

[국방신문=송국진 기자]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이 23일 캄보디아에서 가진 한중 국방장관 회담에서 국방 당국간 긴밀한 전략적 소통과 다양한 교류를 통한 제반 협력 강화가 중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해법을 두고 한국은 ‘중국의 건설적 역할’, 중국은 ‘당사국들간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양 장관은 이날 제9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 참석 계기로 열린 이날 회담에서 1시간 10분 동안 최근 한반도 및 지역 안보정세와 양국 국방협력 발전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

양 장관은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G20 정상회의 참석 중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가진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를 상호존중과 호혜, 공동이익에 입각해 더욱 성숙하게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공감한 점을 상기하며, 이를 바탕으로 국방 분야에서도 다양한 진전 방안을 모색하고 이행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양 장관은 양국간 미래지향적인 국방협력 발전을 위해 코로나19 상황 진전을 고려하면서 2015년 실시 후 중단된 ‘국방장관 상호 방문’, 2019년 이후 중단된 ‘차관급 국방전략대화’ 등을 복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양국 국방부의 직통전화를 포함한 ‘군사당국간 연락체계 운용’, 다양한 차원에서 상호 방문과 교육훈련, 학생교류를 포함한 ‘인적교류’ 등을 정상화하고 보다 확대해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 장관은 특히 2022년에 추가로 개통한 양국 해·공군 간 직통전화를 포함한 소통 수단을 적극 활용해 양국군 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와 함께 북한의 위협과 관련 북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가 한미동맹의 군사연습과 미국의 위협에 대한 대응이라는 북한과 중국, 러이사 등 일부 국가들의 주장을 거론하며 “이는 타당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와 관련 북한은 지난 수년간 남북과 미북이 대화를 진행하던 시기에도 은밀히 핵과 미사일을 개발했고, 최근 신형 미사일 개발과 ICBM 발사, 핵실험 준비는 김정은 정권이 밝힌 국방력 강화계획에 따른 것으로 외부 위협이 원인이라는 주장은 “책임 전가에 불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확대하고 있는 데 대해 “한미, 한미일과 국제사회의 압박과 결속력 강화를 초래할 뿐”이라며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로 결코 얻을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중국 리커창 총리가 언급한 것처럼 중국측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웨이 부장은 “중국도 한반도에서 긴장고조와 불안정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며 중국은 한반도의 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말하고 “당사국들간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한편 이 장관은 웨이 부장에게 지난 11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한국 정부의 인도‧태평양전략의 3대 비전과 3대 원칙에 대해 소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 한국판 인태전략으로 “규칙에 기반해 분쟁과 무력 충돌을 방지하고,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이라는 원칙 아래 이 지역에서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이라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 전략은 안보보다 인프라·통상·공급망 분야 등에서 경제 협력과 번영을 추구하고, 중국을 압박하거나 고립시키는 경쟁 구도가 아닌 개방성과 포용성에 기초한 협력과 연대를 해야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번 한중 국방장관 회담은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이 장관과 웨이 부장이 만난 후 5개월여 만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두 번째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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