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윤석진 기자] 미 공군이 27일(현지시간) 미 본토 기지에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B-2 ‘스피릿’ 전략폭격기가 최대 무장을 하고 이륙하는 등의 모습을 공개해 주목을 끌었다.
미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 제509폭격비행단은 이날 페이스북에 B-2A 이륙 장면과 함께 8대가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로 불리는 동시 출격 훈련을 하는 사진을 올렸다.
미 공군의 ‘엘리펀트 워크’는 최대 무장을 한 군용기들이 활주로를 주행하는 훈련을 가리킨다.
이 비행단은 B-52H, B-1B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인 B-2를 19대 운용하는 부대다.
이 비행단은 “우리는 연례 훈련인 ‘스피릿 비질런트’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엘리펀트 워크와 발진 훈련을 수행한다”며 “이 일상적인 훈련을 통해 우리 공군은 언제 어디서나 핵 작전과 지구권 타격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B-2는 날개 길이 52.4m, 기체 길이 21m에 최대 이륙 중량 17만600㎏, 최대 속도 마하 0.95, 무장 탑재량 18t이며, 조종사 2명이 탑승해 재급유 없이 최대 1만2000여㎞를 비행할 수 있다.
B-2는 최대 속도 마하 1.25, 무장 탑재량 56t에 달하는 B-1B 전략폭격기와 비교해 속도는 다소 느리고 무장량은 3분의 1가량이지만 스텔스 전략폭격기인데다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점에서 다르다.
B-2에는 B61·B83 핵폭탄 16발과 공중 발사 순항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다.
아울러 JDAM(합동정밀직격탄) 2000파운드급(900여㎏) 16발, 500파운드급(250여㎏) 80여 발을 동시에 투하할 수 있다.
2000파운드급 JDAM은 2.4∼3m 두께의 콘크리트를 관통할 수 있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또 무게 13.6t에 달하는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 MOP도 운용할 수 있는데 60여m 두께의 철근 콘크리트 벽을 뚫는다.
미 군사 전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이번에 B-2 훈련 모습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과 관련 미국의소리(VOA) 논평 요청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라고 말했다.
베넷 연구원은 “미국은 김 위원장이 미국과 같은 수준에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이라며 “만약 그가 전쟁을 시작하기를 원한다면 심각한 대가를 치르고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넷 연구원은 “미국은 핵전쟁을 일으키려는 김정은 같은 자들을 상대할 수 있는 많은 방법이 있음을 보여주려 한다”며 “B-2는 북한이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목표물에 접근해 파괴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약 10년 전인 2013년 3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한 직후 B-2 2대를 이번 훈련을 했던 화이트맨 공군기지에서 공중급유까지 실시하며 1만500㎞를 비행해 군산 앞바다 직도 사격장에서 폭격훈련을 한 바 있다.
미국은 북한이 미 본토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을 발사하는 등 최근 도발 수위를 높이자 지난 23일 미국령 괌에서 오하이오급 유도미사일 핵 추진 잠수함 미시간함(SSGN-727)을 이례적으로 공개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였다.
주일미군은 이와 별도로 지난 22일 F-22A ‘랩터’ 스텔스 전투기 등 30여 대를 동원해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대열을 형성해 훈련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