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9일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성능 시연 행사를 연 보병 전투지원용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을 미군 관계자들이 살펴보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이하 같음)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9일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성능 시연 행사를 연 보병 전투지원용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을 미군 관계자들이 살펴보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이하 같음)

[국방신문=양기반 기자] 국내 방산 기업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보병 전투지원용 다목적 무인차량의 성능 시연 행사를 29일 주한미군 기지에서 열어 미국 수출 가능성을 높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경기도 평택 주한미군사령부가 자리한 캠프 험프리스에서 다목적 무인차량인 ‘아리온-스멧’ 최신형 성능 시연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국내 방산 기업이 주한미군 기지에서 무인기술 제품 성능을 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마크 훌러 미8군 작전부사령관과 미 육군 전투력발전사령부 예하 지상군차량체계연구소(GVSC) 관계자들이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아리온-스멧’이 29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성능 시연 행사에서 자율주행으로 군수품을 보급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아리온-스멧’이 29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성능 시연 행사에서 자율주행으로 군수품을 보급하고 있다.

아리온-스멧(Arion-SMET)은 “야지에서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소형 다목적 무인차량”의 영어 약자다.

아리온-스멧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에 걸쳐 국내 최초로 민군 기술협력 사업으로 개발했다.

아리온-스멧은 물자운반, 환자후송, 감시정찰, 원격수색, 근접전투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아리온-스멧’이 29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성능 시연 행사에서 장애물을 피해 자율주행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아리온-스멧’이 29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성능 시연 행사에서 장애물을 피해 자율주행하고 있다.

반경 1.1km 이내에서는 리모컨으로 조종하는 원격주행, 사람이나 차량을 따라 가는 종속주행, 장애물 회피 등을 하는 자율주행도 구현할 수 있다.

특히 GPS 좌표로 목표 지점을 사전에 지정하면 주행 중에 지형과 장애물을 스스로 파악해 자율주행할 수 있고, 통신 두절 때 자율복귀 기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력은 전기충전 방식이며, 1회 충전으로 1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최고 시속은 포장도로에서 43km, 비포장로에서 34km에 달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아리온-스멧’이 29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성능 시연 행사에서 부상자 후송을 시연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아리온-스멧’이 29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성능 시연 행사에서 부상자 후송을 시연하고 있다.

적재 공간은 응급 환자 후송용으로 활용이 가능해 2명이 누울 수 있고, 키트를 장착하면 최대 4명까지 들어간다.

적재공간에 센서를 단 수직확장장치(마스트)를 장착하면 감시정찰 임무 장비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최대 6m 높이까지 올라가는 마스트를 통해 주야간 4km까지 감시가 가능하다. 사물과 사람을 인지하는 인공지능(AI) 기반 기술도 적용했다.

아리온-스멧은 크게 차체와 6개의 바퀴, 적재공간, 센서 및 각종 통제장치, 무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바퀴는 공기압이 없는 상용 에어리스 타이어로, 탄환을 맞아도 주행을 계속할 수 있다.

에어리스 타이어는 일반 공기압 타이어보다 더 많은 하중을 견딜 수 있어 2t까지 중량 적재가 가능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적재 가능 중량은 550kg까지다.

차체 장갑은 400m 이상의 거리에서 날아오는 7.62mm 탄까지 막을 수 있을 만큼 두껍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아리온-스멧’이 29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성능 시연 행사에서 원격무장을 표적을 향해 조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아리온-스멧’이 29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성능 시연 행사에서 원격무장을 표적을 향해 조준하고 있다.

이날 성능 시연은 경로점 자율주행, 장애물 회피, 통신두절 복귀, 자동 객체인식 및 표적 자동추적, 총성탐지, 병사추종 및 차량추종, 유선추종, 물자 보급 및 환자 후송, 수직확장장치 탑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또 사람이나 차량을 인식해 원격무장이 표적을 자동으로 추적하는가 하면, 총성이 발생한 위치를 소리와 음압을 통해 알아서 탐지해 총성 발생 방향으로 원격무장의 총구를 지향했다.

원격무장은 5.56mm 탄을 쓰는 K3, K15와 7.62mm 탄을 사용하는 M60, K16 등 4가지 화기를 탑재할 수 있다.

이 차량의 원격무장은 불필요한 살상 등을 막기 위해 표적 추적 후 화기 자동 발사 방식이 아닌 카메라로 상황을 감시하는 운용자에게 사격 의향을 물어보고 발사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아리온-스멧’이 29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성능 시연 행사에서 경로점 자율주행을 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아리온-스멧’이 29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성능 시연 행사에서 경로점 자율주행을 하고 있다. 

앞서 미 국방부는 국내에서 개발된 군용 무인차량 중 처음으로 아리온-스멧을 해외비교성능시험(FCT) 대상 장비로 선정했었다.

FCT는 미 국방부가 동맹국이 보유한 우수한 국방기술 평가 제도다. 미군의 주력 무기체계 개발과 도입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미 국방부는 1년에 1억 달러 가량의 예산을 들여 약 15~20개 가량의 군용 장비를 그 대상으로 선정해오고 있다.

FCT 대상 장비에 선정되면 미 국방부로부터 시험평가 예산 등을 지원받는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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