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송국진 기자] 한국의 핵무장을 둘러싼 논란이 국내외에서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독자적인 핵무기 보유가 정당하다는 미국 전문가의 견해가 나와 주목된다.
대릴 프레스 미국 다트머스대 국제문제안보연구소장은 12일 ‘북핵 고도화 시대, 억제력 강화와 국방혁신’을 주제로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개최한 국제회의 ‘홍릉국방포럼’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 상황을 고려할 때 한국이 독자적인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주장을 폈다.
프레스 소장은 이날 포럼 두 번째 세션 토론자로 나서 “핵확산방지조약(NPT)은 자국의 이익을 중대한 위기에 빠뜨리는 아주 예외적인 사건이 발생할 경우, 스스로의 결정에 따라 NPT로부터 탈퇴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며 “한국의 상황은 이러한 조건을 분명히 충족하고 있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그는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 등 핵 위협이 현재 한반도가 처한 상황이 과거 2차대전 후 조성된 냉전 시기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옛 소련의 핵 위협에 직면한 것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한국이 NPT에서 탈퇴하고, 영국과 프랑스가 선택한 독자적 핵 능력 보유를 추진하게 된다면 이는 합법적”이라며 “무엇보다 한국이 북한에 의해 직면하고 있는 위협을 고려할 때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선택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은 이미 미래의 독자적 핵무기 개발 가능성에 대비해 관련 예산의 비중을 높여나가고 있다”며 “현재의 강력한 재래식 전력에서 적정 수준의 안전한 핵무기로 뒷받침되는 재래식 전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은 사실상 전 세계 다른 어떤 국가보다도 한국에 있어서는 그리 심각한 변화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