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함정이 지난 10월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목표물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자료 사진=러시아 국방부 공보실 제공 AP 연합뉴스)
러시아군 함정이 지난 10월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목표물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자료 사진=러시아 국방부 공보실 제공 AP 연합뉴스)

[국방신문=윤석진 기자]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고 있는 용병회사 와그너 그룹에 로켓과 미사일 등 무기를 제공했다는 주장이 미국 정부에서 나왔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이와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며 문제 제기 계획을 밝혔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2일(현지시간) 전화 브리핑에서 “북한이 지난달 와그너 그룹에 1차 무기 인도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해당 무기가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이라고 말했지만 그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그러면서도 “북한이 전달한 무기의 규모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북한이 추가로 군사 장비 공급을 계획하고 있어 우려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대러시아 추가 무기 전달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북한 정부 관리들은 공개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와그너 그룹에 무기를 인도했다”면서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함께 안보리에서 북한의 대북 결의 위반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며 “와그너 그룹에 대한 무기 인도를 북한은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무기 판매가 와그너 그룹를 상대로 이뤄진 것으로 러시아 정부에 공급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자료 사진=AFP 연합뉴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자료 사진=AFP 연합뉴스)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고전하면서 푸틴 대통령이 점점 더 와그너 그룹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와그너 그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수장인 용병회사로, 지난 2014년 설립됐다.

이에 따라 와그너 그룹의 러시아 군내 위상이 높아지면서 러시아군 장교들이 와그너 그룹의 명령을 받는 경우도 있다며 “와그너 그룹이 러시아군 및 다른 부처와 경쟁하는 권력으로 부상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또 프리고진이 매달 1억 달러가 넘는 비용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지만, 신병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감옥에서 죄수를 고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와그너 그룹이 현재 계약직 1만명과 죄수 4만명 등 고용한 용병 5만명을 우크라이나 전선에 배치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앞서 커비 조정관은 “미국의 정보는 북한이 상당량의 포탄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공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것들이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국가들로 보내지는 것처럼 꾸며 포탄의 실제 목적지를 숨기고 있다”고 밝혔었다.

아울러 “우리는 분명히 유엔의 틀 안에서 선택방안들을 모색할 것”이라고 유엔 차원에서 책임을 묻는 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

한편,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도 별도 성명을 내고 “와그너의 북한 무기 구매는 북한에 금지된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추가 개발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을 대줌으로써 한반도 불안정에 기여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번 북한의 무기 판매가 전례 없이 많은 탄도미사일 도발을 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졌다며 “미국은 북한과 러시아의 안보리 결의 위반을 향후 안보리 회의에서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와 관련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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