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윤석진 기자] 지난달 26일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들이 과거보다 성능이 향상됐다며 미국 전문가들이 이란제이거나 이란의 기술을 활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해 주목된다.
이게 사실이라면 주한 미군기지가 새롭고 중대한 위험에 노출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선임국장은 10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무인기에 대해 “북한은 오랜 국방기술 협력국인 이란으로부터 받은 무인기나 무인기 기술을 활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고스 국장은 이와 관련 “북한은 1990년대부터 무인기 기술을 연구해왔다”면서도 “최근 우리가 본 것과 같은 비행 시간과 회피 능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고스 국장은 그러면서 북한이 2014년과 2016년, 2017년에도 한국 영공에 무인기를 띄웠으나 모두 추락한 상태로 발견됐던 사실을 거론하며 “이번 무인기의 성능이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고스 국장은 이어 “이란은 ‘샤헤드-136’ 등 자폭 무인기와 ‘모하제르-6’과 유사한 정찰과 공격용이 합쳐진 무인기를 보유하고 있다”며 “한국 공군이 무인기들을 추적하기 어려웠던 점을 감안하면 비행 중에 경로를 바꾼 것으로 보이는데, 이란 무인기들은 공중에서 경로를 수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티븐 브라이엔 미국 안보정책센터(CSP) 선임연구원도 최근 홍콩 아시아타임즈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이란 무인기를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고 RFA는 전했다.
브라이엔 선임연구원은 “이란제라면 한국군이 북한 무인기를 격추하지 못한 이유가 설명된다”며 “이란의 ‘샤헤드-136’은 충분한 비행거리(1800∼2500㎞)와 비행시간(6∼8시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의 이란제 무인기 사용은 한국 내 미군기지가 새롭고 중대한 위험에 노출됐다는 뜻”이며 미국 전략자산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란 무인기를 사용한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미국이 최근 발표한 이란 무인기 제조사에 대한 제재가 이란과 러시아 뿐 아니라 북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11월과 지난 6일 러시아 군이 사용하는 무인기를 생산하는 이란의 샤헤드 항공산업 연구센터와 이란 무인기 공급업체 ‘쿠드스 항공산업’(QAI)의 경영진 2명과 이사 4명 등을 제재한 바 있다.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RFA에 “북한은 이란과 많은 거래를 했다”며 무인기 개발과 관련 “이란 기술을 얻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베넷 연구원은 다만 이번 북한 무인기가 과거에 추락했던 것과 달리 추락하거나 격추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는 확인할 수 없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