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윤석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지속적인 군사적 지원을 요청한 데 대해 우크라이나 국민을 돕기 위해 앞으로도 국제사회와 협력해 가능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방한 중인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을 접견하고 현재의 우크라이나 상황 설명을 들은 뒤 이같이 화답했다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과 한국-나토 관계를 비롯해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북 핵‧미사일 문제 등 국제사회와 역내 여러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윤 대통령에게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사의를 표하고, 무력 침공이 용인된다는 그릇된 메시지가 국제사회에 각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한국과 나토 간의 관계를 평가한 후, 이런 발전에 힘입어 지난해 11월 나토 주재 한국 대표부가 개설됐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이를 통해 협력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사이버·신기술·기후변화·방위산업 등 새로운 분야의 협력을 위해 한국-나토 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이 성공적으로 도출되도록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관심과 역할을 당부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윤 대통령의 당부에 대해 한국-나토 간 협력 확대를 위해 각별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한국이 나토 동맹국들과 방위산업 협력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도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전략’을 소개하면서, 자유와 인권의 가치연대 위에서 법치와 국제적 규범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나토와 공통분모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와 안보를 아우른 한국의 첫 독자적 인태 전략 이행 과정에서 나토와 협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면서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무모한 도발 의지를 꺾기 위해 나토와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적극 공감하면서 한국의 첫 독자적 인태 전략을 높이 평가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오는 7월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윤 대통령을 초청했고, 윤 대통령은 참석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최종현학술원에서 진행된 대담에서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등의 사례를 들어 “일부 나토 동맹 국가가 전쟁 중인 국가에 무기 수출을 금지하기로 한 정책을 선회한 전례가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군사적 지원을 거듭 요청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대한민국과 나토: 위험이 가중된 세계에서 파트너십 강화의 모색’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 중 사회자인 이재승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와 대담을 가졌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중국과 러시아 같은 권위주의 국가가 밀착하는 상황에서 자유나 민주주의 등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끼리 연대해야 한다며 “한국이 군사적 지원이라는 특정한 문제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과 나토의 협력 강화가 중국과 갈등과 경제보복을 촉발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권위주의 국가에 너무 의존하게 되면 스스로를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며 “자유 무역을 지지하지만 이것이 자유와 안보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아울러 “러시아나 중국, 북한 등 권위주의 국가가 핵무기를 소지하고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한 핵 방어는 중요한 과제”라면서도 미국과 한국 간 구체적인 확장 억제 방안에 대해서는 양국 간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