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손재일 대표이사(왼쪽 두번째)와 루마니아 국영 방산업체 롬암 플로렌티나 미쿠 사장(왼쪽 네번째)이 6일(현지시간) 루마니아에서 방산 협력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손재일 대표이사(왼쪽 두번째)와 루마니아 국영 방산업체 롬암 플로렌티나 미쿠 사장(왼쪽 네번째)이 6일(현지시간) 루마니아에서 방산 협력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국방신문=윤석진 기자] K9 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를 앞세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공미사일을 주무기로 한 LIG넥스원이 K-방산의 루마니아 수출 시장 개척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력 방산 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6일(현지시간), LIG넥스원은 8일(현지시간) 루마니아에서 현지 국영 방산기업 롬암(ROMARM)과 각각 무기체계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체결한 MOU는 자사 생산 주력 무기체계인 K9 자주포, 레드백 보병전투장갑차(IFV) 등의 공급, 활용, 보수 유지에 양사가 협력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LIG넥스원은 이번 MOU를 계기로 롬암과 함께 자사의 대공미사일을 루마니아에서 현지 생산하고 기술 이전, 공동 개발 등 포괄적 방위산업 협력을 증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화의 K9 자주포, 레드백 장갑차와 LIG넥스원의 대공미사일 등의 루마니아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국내 방산 기업들은 지난해 8월 폴란드에 K9 자주포와 K2 전차 그리고 FA-50 경공격기까지 대규모 수출 계약을 맺은 데 이어 루마니아 수출 문이 열리면서 유럽 방산시장 진출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이번 MOU가 향후 수출로 연결되면 K9 자주포는 전 세계 10개국이 사용하는 검증된 명품 무기체계가 된다”며 “폴란드와 쌓은 신뢰를 기반으로 루마니아는 물론 유럽 각지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유럽 방산시장 진출 확대에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현수 LIG넥스원 해외사업부문장은 “이번 양해각서를 통해 대공미사일 기술이전과 현지생산 등에 대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이는 방산 협력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과 루마니아 양국의 경제협력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LIG넥스원과 MOU 체결에 참석한 플로린 마리안 스퍼트루 루마니아 경제산업부 장관은 “양국 기업 간 경제 협력이 방위산업뿐 아니라 민간 분야까지도 확장되길 기대한다”며 “루마니아를 전초 기지로 활용해 달라”고 말했다.

8일(현지시간) 루마니아 경제산업부 청사에서 플로린 마리안 스퍼트루 경제산업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이현수 LIG넥스원 해외사업부문장(왼쪽)과 플로렌티나 마쿠 롬암 사장이  ‘대공미사일 분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협약서를 교환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LIG넥스원 제공)
8일(현지시간) 루마니아 경제산업부 청사에서 플로린 마리안 스퍼트루 경제산업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이현수 LIG넥스원 해외사업부문장(왼쪽)과 플로렌티나 마쿠 롬암 사장이 ‘대공미사일 분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협약서를 교환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LIG넥스원 제공)

루마니아는 현재 탄약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자체 생산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 우월한 경쟁력을 가진 한화와 협력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루마니아는 이외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연장로켓 ‘천무’, 탄약 등에도 관심을 보인다는 현지 보도가 나와 추가 방산 수출 기대감을 높였다.

루마니아는 옛 소련 위성국이었다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으로 말을 갈아탄데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최근 대규모 K-방산 수출이 성사된 폴란드와 유사점이 많은 국가다.

루마니아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5000달러에 약간 못미치는 수준으로, 1만8000달러에 육박하는 폴란드와 비교해 다소 적은 수준이지만 탄탄한 경제력을 갖추고 있다.

루마니아는 장갑차와 견인포 중심의 구식 무기체계의 교체 시기가 도래하면서 무기체계 현대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의 침공 이후 T-72 전차 60여대를 공여한데다 남아 있는 TR-85 등 전차 400여대도 노후화돼 교체가 시급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루마니아는 최근 국방비 예산을 크게 늘리며 무기체계 도입을 확대하고 있어서 세계적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K-방산과 협력 여지는 넓은 편이다.

최근 루마니아 군 관계자들이 한국을 찾아 주요 방산업체들을 방문했으며,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도 조만간 방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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