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윤석진 기자] 내년 창설을 앞둔 합동참모본부 산하 전략사령부가 우주와 사이버부대까지 통제 대상에 포함시켜 그 역할이 더 확대된다.
이에 따라 공군 F-35와 해군 잠수함 부대도 전략사령부 통제를 받게 된다.
국방부 유무봉 국방개혁실장은 9일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주한 영국대사관과 공동으로 개최한 ‘한영 사이버 세미나’ 발표문을 통해 전략사령부 통제 대상을 이같이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유 실장은 ‘3축 체계 발전에 있어 사이버·전자기전의 역할’이란 제목의 이날 주제 발표문에서 “새로 창설될 전략사령부는 미사일부대, 사이버작전사령부, 우주작전부대, 전자기스펙트럼작전부대, 특수임무작전부대, F-35 및 잠수함 부대를 통제한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이날 전자기스펙트럼작전부대를 처음 공개한 것도 주목된다.
이 부대에서 전자전 수행 항공기(전자전기)와 지상의 전자전 수행 전력 등을 관할할 전망이다.
순간적으로 적의 전력망과 통신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정전탄’ 등의 전력화도 이 부대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유 실장은 이와 관련 “전자기스펙트럼도 적의 능력은 무력화시키면서 아군의 전자기 능력은 보호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야 한다”며 “그러나 실제로 그러한 능력을 갖추기 위한 기술 개발은 매우 어려우므로 한미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 한국형 3축체계에 비물리적 수단인 사이버, 전자기 능력을 추가하여 4축체계로 구성하자는 주장도 있다”고 소개하고 “사이버, 전자기 능력을 3축 영역에 포함시켜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 실장은 이어 “3축체계 능력 강화에 있어 사이버, 전자기 능력을 향상시키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사이버전은 적이 미사일 발사 이전(Left of Launch·발사의 왼편) 단계에 무력화시키거나,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에는 임무를 달성하지 못하도록 프로그램의 변경을 가져오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합참은 앞서 지난달 2일 전략사의 모체가 될 ‘핵·WMD(대량살상무기)대응본부’를 창설한 바 있다.
핵·WMD대응본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국형 3축 체계 능력 발전을 주도하고, 사이버·전자기스펙트럼·우주 영역 능력을 통합 운용한다.
이를 토대로 창설될 전략사는 킬체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된 한국형 3축 체계를 총괄하도록 한다는 것이 당초 구상이었다.
유실장은 “킬체인과 KAMD를 ‘소프트킬’(비물리적 제거)로 수행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한국형 3축 체계 중 킬체인은 북한 핵·미사일을 선제타격하는 능력을, KAMD는 북한이 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미사일방어를 가리킨다.
유 실장은 이와 관련 “적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3축체계 작전을 총괄하는 임무를 맡게 될 것”이라며 “현재 한국 합참은 핵·WMD 대응센터를 확장하여 2024년 전략사령부 창설을 추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 3축 체계 외에 F-35A와 같은 공군의 스텔스 전투기, 3000t급 잠수함 등 전략 자산의 작전을 전략사가 지휘하도록 한다는 언급이 공식적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군과 공군에서는 전략사령부 사령관을 육군이 맡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해‧공군의 핵심 전력을 유사시 전략사령관이 통제하는 것에 대해 내부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세미나에는 김윤태 한국국방연구원(KIDA) 원장,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 하대봉 육군대학총장, 김태규 LIG넥스원 사이버전자전개발단장, 제마 언고우드 토머스 영국 국가안보회의(NSC) 사이버안보 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크룩스 대사는 환영사에서 “영국은 국방과 사이버 분야에서 한국과 더 긴밀하게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윤태 KIDA 원장은 개회사에서 “우리 군은 육·해·공·우주 전장에 더해 제5의 전장인 사이버 전장에서 전력 강화를 위해 ‘2023년 사이버 전장관리체계’ 개발을 목표로 국방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국방사이버 대응은 긴밀한 국제협조체계 구축과 공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국제 사이버 전략을 주도하는 영국과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영 간 관련 협력·공조 기대를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