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윤석진 기자] 스위스 제네바에서 막을 올린 유엔 군축회의 고위급회기 회의 첫 날인 27일(현지시간)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방 강대국들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일제히 우려를 쏟아냈다.
보니 젠킨스 미국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은 이날 북한의 지속적인 탄도미사일 발사와 잠재적인 핵실험 준비를 지목해 ‘무시할 수 없는 도전’으로 규정했다.
젠킨스 차관은 “시리아의 오랜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 의무 준수 불이행, 이란 핵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확장과 중국의 불투명한 핵무기 증가 등 다른 도전도 무시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젠킨스 차관은 아울러 “러시아의 부당한 전면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의 결과로 국제사회가 계속 군축 및 비확산 체제에 대한 현실 세계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젠킨스 차관은 이 같은 위협으로 “전 세계가 불안정한 안보 환경에 직면해 있다”며 “일부 국가들은 대량살상무기로 인한 위험을 줄이고 관리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으며, 위험하고 이기적인 이유로 새로운 영역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자간 군축 조치 진전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며 “핵무기 또는 기타 핵폭발 장치에 사용되는 핵분열성 물질 생산을 금지하는 비차별적이고 국제적이며 효과적이고 검증 가능한 다자간 조약에 대한 협상을 즉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핵분열성 물질 생산 중단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모든 국가들을 향해 군축 조치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주요국 대표들도 이날 북한의 핵 위협과 미사일 도발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리오 도커티 영국 외무부 유럽 담당 차관은 “국제 행동 규범을 무시하려는 주요 핵무장국 외에도 우리는 총체적으로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북한과 이란의 활동에 대한 지속적인 확산을 거론했다.
도커티 차관은 “우리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는 이러한 시험을 규탄한다”고 북한의 위협을 명시적으로 언급했다.
도커티 차관은 유엔 군축회의를 포함한 핵확산금지조약(NPT)의 틀 안에서 이뤄진 다자간 군축이‘핵무기 없는 세상’이라는 장기적 목표를 달성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국은 핵무기 사용 위험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이니셔티브를 계속 개발하고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 발효, 재래식 무기와 탄약의 효과적인 통제와 생화학무기 없는 세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모든 국가가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을 촉구했다.
캐서린 콜로나 프랑스 외무장관도 “우리는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폐기를 달성하기 위한 의무를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며 북한을 직접 겨냥했다.
콜로나 장관은 아울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을 즉각 중단하고, 중국이 핵확산금지조약에 따라 핵무기 감축 노력에 동참하며, 이란이 핵 생산을 중단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조사에 전적으로 협력하라고 압박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도 이 자리에서 “우리는 북한의 불법 핵 프로그램에 반대하는 파트너들과 나란히 서 있다”며 “우리 모두는 북한이 지난 몇 주 몇 달 동안 그 어느 때보다 무모한 미사일 시험으로 역내와 국제 안보를 위협해 온 것을 목격했다”고 북한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유엔) 안보리가 이에 대응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