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송국진 기자] 군 당국이 ‘원자력 추진 무인잠수함’을 새로운 무기체계의 하나로 제시하고 개발에 나선다.
국방과학연구소(ADD)와 방위사업청은 20일 핵추진 무인 잠수함 등 미래 전장의 승패를 좌우할 첨단 국방기술과 신개념 무기체계를 소개하는 ‘미래도전 국방기술이 제안하는 무기체계 소요연감’을 공개했다.
ADD는 ‘미래도전국방기술개발사업’을 통해 미래 전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 발굴을 목표로 2018년부터 방위사업청과 함께 미래도전 국방기술 개발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날 공개된 연감은 군이 발굴한 첨단 국방기술을 적용해 중장기적으로 만들 수 있는 무기체계에 대한 청사진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감에서 ‘장주기 다목적 무인 잠수정’으로 소개된 무기체계는 원자력을 동력으로 쓰는 잠수함을 말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이 핵잠수함 건조계획을 공식화한 가운데 아직 연구단계이긴 하지만 우리도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뛰어넘어 무인으로 운용하는 방안까지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ADD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연감에 ‘원자력 추진 무인 잠수모함’이라고 구체적으로 표현했으나, 이후 올린 최종본에서는 ‘원자력 추진’이라는 부분을 삭제하고 ‘장주기 다목적 무인 잠수정’이라고 수정했다.
그러나 ADD 측은 ‘장주기 다목적 무인 잠수정’의 동력원으로 저농축 우라늄이 사용될 가능성은 부인하지 않았다.
당초 ADD는 홈페이지에서 ‘원자력 추진 무인 잠수모함’은 저농축 우라늄을 원료로 써서 최장 20년간 잠항을 지속할 수 있으며, 고주파 진동 유발 회전기기만을 사용한 저소음 스텔스 운행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길이 30m, 높이 3m로 최대 속력은 시속 60㎞ 이상, 수심 1000m까지 운항하면서 적 잠수함이나 수상함을 은밀하고 신속하게 타격할 수 있고 감시정찰 임무에도 적합하다는 뜻이다.
ADD는 이 무기체계에 대해 “은밀하게 적지에 침투해 장시간 감시정찰을 수행하며, 필요할 때 수상·수중·공중 무인 무기체계와 연계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본 책자에 기술된 내용은 특정 무기체계의 개발을 제안하는 내용은 아니며, ‘원자력 추진 무인 잠수모함’은 ‘장주기 다목적 무인 잠수정’의 오기”라고 밝혔다.
군 당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평화적 목적의 핵물질 사용만 허용하는 한미원자력협정을 어떤 방식으로든 돌파해야 한다.
또 수중에서 고장이 났을 때 방사성 물질 누출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하는 것도 과제다.
연감에는 미래도전 국방기술 개발사업이 발굴한 17개 세부 과제 기술과 이를 적용할 수 있는 개인 휴대용 폭발물 탐지기, 인공지능 기반 다기능 레이더 등 총 21개의 신개념 무인체계가 소개됐다.
남세규 ADD 소장은 “이번 무기체계 소요연감 발간은 미래도전 국방기술 개발사업을 널리 알리고 해당 사업에 포함된 기술들이 적용된 미래 첨단 무기체계를 수립하는 데 필요한 방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