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송국진 기자] 북한 주민 4명이 지난 24일 소형 목선을 타고 동해 북방한계선(NLL) 아래로 내려올 당시 군의 NLL 경계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남하한 북한 목선 상황과 관련해 “NLL 이남에서부터 목선을 추적해 해경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작전 중’이었다”고 설명했으나, 실제로는 해경과 정보 공유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군 당국이 지난 2019년 11월 삼척 목선 귀순 당시 불거졌던 ‘경계 실패’ 논란에 이어 4년만에 또다시 목선 남하를 놓쳤다는 의심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군과 정부는 24일 소형 목선을 타고 동해 북방한계선(NLL) 아래로 내려와 우리 어민에게 발견된 북한 신원불상 인원 4명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군은 이날 오전 4시쯤 NLL 북쪽 외해에서 북한 함정들의 특이 동향을 포착한 직후 해군 함정들과 해상초계기를 보내 일대에서 탐색작전을 진행했다.

이후 5시 30분쯤 육군 감시 레이더에 NLL 남쪽에서 미상의 표적이 외해에서 해안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처음 탐지됐고 ‘의심 선박’으로 분류했다.

이 표적은 오전 6시 30분쯤 군의 열영상장비(TOD)에서도 작은 점 형태로 식별됐다. 군은 오전 6시 59분쯤 선박 형태를 식별한 다음 7시 3분께 추가적인 현장 근접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입장문을 통해 “해군과 해경의 함정 긴급 출항 등으로 현장을 확인하는 과정 속에서 7시 10분쯤 ‘우리 어선에 의해 신고된 상황’을 해경으로부터 전파받았다”고 설명했다.

군경이 미상의 물체에 대한 일련의 상황을 공유하고 있었고 어민의 신고 내용이 전달되기 전에 군경 함정을 현장에 파견하는 등 기민하게 대응했다는 것이다.

우리 어선이 목선을 발견하고 해경에 신고한 것은 7시 10분쯤이었다. 속초해경 순찰정은 8시께 북한 주민 4명의 탑승을 확인한 뒤 목선을 예인해 모처로 옮겼다. 해군 고속정은 북한 주민 4명을 태워 이동한 뒤 정부 합동정보조사팀에 인계했다.

그러나 해경은 합참의 발표와 달리 군으로부터 어떤 정보도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해경과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면서 합동작전을 폈다고 말했으나, 해경은 민간 어선의 신고를 받고 나서야 상황을 인지하고 함정을 파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은 지난 24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속초해경 순찰정이 “어민의 신고를 받고 즉시 출동했다”고 밝혔다.

속초해경은 이날 오전 7시 10분쯤 속초어선안전조업국으로부터 식별 미상의 배가 떠다닌다는 어민의 신고 접수 이후 상황을 처음 인지했으며, 신고를 받기 전까지는 군으로부터 미상의 물체 감시와 선박 형태 식별 등 관련 정보를 전혀 공유받은 적이 없다고 해경 관계자는 밝혔다.

해경은 속초어선안전조업국의 연락을 받은 즉시 해군에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구조정을 현장에 급파했으며 구조정은 오전 7시 47분쯤 북한 목선과 어선이 떠 있는 현장에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결론은 어민 신고가 있기 전까지 군과 해경은 목선 관련 정보를 서로 공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군이 북한 목선의 남하를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해경에 정보를 공유한 것은 오전 4시 이전 먼바다(NLL 이북) 상황”이라며 “이후 해경이 어민의 신고를 받고 함정을 파견해 군이 해경에 추가적으로 정보를 공유할 필요는 없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복어잡이 어선 선장인 임재길씨는 이날 오전 7시 10분쯤 강원 속초시 동방 약 11km 해상에서 홀로 조업 중 북한 주민 4명을 태운 5~6m 길이의 목선을 발견하고 수협중앙회 속초어선안전조업국에 북한 배가 있다고 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