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저출산 및 고령화로 인한 인구절벽 시대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사회적 문제이다.
미래를 대비하며 차분히 준비하기도 전에 군에 입대할 20대 자원이 당장 부족하거나, 초급간부 모집과 충원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발생하는 부작용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의 출생수준 추세가 이어지면 입영 병역자원은 2010년 기준 33만4000여명에서 2035년에는 22만7000여명으로 감소하고, 2041년에는 13만명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병역자원 감소 가팔라질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국방부는 국방과학연구소(ADD)에 국방AI센터를 창설하고 AI 기반 유무인 복합체계·전장상황인식 등 핵심기술 개발 등을 계획하는 등 인력을 대체할 방안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현대전에서 드론과 미사일로 전투를 한다 하더라도 필수 병력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서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필자는 과거부터 병역판정의 유연화와 비전투분야 민간 확대를 계속 주장해 왔다.
현역 입영 대상 판단 기준이 전투병 위주로 되어 있는 것을 대폭 손질해 비전투분야에서 복무할 수 있도록 병역면제 자원을 선별해 현역으로 입영하도록 해야 한다.
필수 비전투분야에 필요한 자원은 정신과 신체 건강에 문제가 없는 예비역을 비롯한 민간 인력을 수용해 보급수송 및 경계, 조리, 시설관리 등에 활용하는 대응방안도 조속히 시행되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K팝을 통해 국위선양에 기여한 방탄소년단(BTS)도 모두 입대를 하는 상황에서 비전투분야 병력의 충원을 전투병 위주 병역판단과 이를 기초로 한 현역입영 대상으로만 한정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 정책이다.
운전병이 부족해서 간부가 직접 운전을 하는 경우와 초급간부들은 대체인력이 부재로 겸직을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등 병사와 초급간부 부족 현상에 따른 부작용은 앞으로 더욱 심화할 것이 뻔하다.
초급간부 충원에 어려움이 발생하자 국방부는 단기복무 장려금 인상과 당직 근무비 인상, 간부 숙소 1인 1실 제공 등의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래도 오르지 않는 지원율에 대해 국방부는 고심하고 있겠지만, 홍보정책 등에 문제가 없는지 다시한번 뒤돌아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현재 학군단이 있는 모든 대학에서는 3월 4일부터 4월 26일까지 남녀 1~2학년 대상으로 학군사관후보생(ROTC, 학군장교)을 선발하고 있다. 선발을 홍보하고자 국군의장대까지 동원해 각 대학 순회공연까지 하고 있으나, 1961년 학군단 창설 이후 최저의 지원율 턱을 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28일 학군장교 임관식에 16년만에 찾아가 지원율 급감에 따른 관심을 보여줬다. 다급한 국방차관은 대학 학군단 홍보 부스를 찾아가 학생들과 상담을 자처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당장 지원율이 상승하기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육군 기준으로 병사 복무기간이 18개월이며 봉급 수준은 대폭 올라가고 있으나, 책임감과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초급간부들은 병사의 눈치를 보는 군대가 되었고, 처우 개선은 그동안 너무나 미온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고약한 상관을 만나게 되면 군 생활은 더욱 회의를 느끼게 되고 이러한 영향은 지원율 급감이라는 원치 않는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요한 것은 지원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장려금을 올려주겠다는 등의 정책보다는 초등학교 등 저학년에서부터 장래의 희망이 ‘소방관, 경찰, 군인’ 등의 마음이 생성되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정책은 국방부가 나서서 할 일이 아니며 국가의 미래를 위해 교육 당국에서부터 진행되어야 한다.
필자와 잘 알고 지내는 일선 부대 사단장의 경우 초등학교 시절부터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 되겠다고 다짐했고 실현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한다. 이러한 군인이 더 많이 양성될 수 있는 기본적인 바탕부터 정책이 재검토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수많은 외침을 당해 왔으며 남북 분단 이후 북한의 군사위협에 직면해 있다. 튼튼한 국방력 유지를 위한 징집 인원 감소와 초급간부 부족 현상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다양한 계층의 여론을 수렴한 새로운 정책이 마련돼 국가 안보의 뒷받침이 되길 희망한다.
<류원호 센터장 약력>
- 국방신문 국방R&D지원센터장·논설위원
- 동국대학교 초빙교수
- 동국대 국방안전연구센터 방위산업연구소장
- 국민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 국민대학교법학연구소 연구위원
- 세종대학교 정보보호학과 겸임교수
- 세종국방사이버안보연구소 연구교수
- 한국사이버국군발전협회 방산보안센터장
- 한국항공우주정책·법학회 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