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도태평양지역으로 이동 배치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 모습.(사진=미 해군 제공)
최근 인도태평양지역으로 이동 배치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 모습.(사진=미 해군 제공)

[국방신문=송국진 기자]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직후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CVN-68)가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 근해로 배치된 데 이어 미 제7함대 소속 존 매케인함이 5일(현지시간) 남중국해 파라셀제도 인근에 진입해 주목된다.

중국이 최근 남중국해 인근의 초계 활동과 태평양 원해훈련을 강화하고 2019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러시아와 연합훈련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항공모함 등 미 해군의 전개로 남중국해 근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 요코스카 기지를 모항으로 하는 미 제7함대 소속 존 매케인함은 지난 4일(현지시간) 중국 대륙과 대만 사이에 위치한 대만해협을 통과한 데 이어 5일(현지시간)에는 중국이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 파라셀 제도 인근에 진입했다.

미 7함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시했다”며 “존 매케인함이 국제법에 따라 파라셀제도(중국명 시사군도) 인근에서 항행의 자유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지스 구축함 ‘존 매케인함’의 남중국해 항행 사실을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7함대는 “국제법은 중국과 같은 대륙국가가 흩어진 제도 전체에 대한 영해기선을 설정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중국은 (불법적) 영해기선을 근거로 내해(internal waters)와 배타적경제수역(EEZ) 등의 범위를 더 늘리려고 시도해 왔다”고 지적했다.

7함대는 또 “남중국해에 대한 불법적이고 광범위한 영유권 주장은 연안 국가들의 항행의 자유와 영공 비행, 자유 무역 등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중국군 남부전구의 톈쥔리(田軍里) 대변인은 당일 오후 “존 매케인함이 파라셀 제도에 ‘무단 난입’했다”고 반발하며 “남부전구 병력이 추적·감시하는 한편 경고해 퇴거시켰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중국이 미국 군함의 항행을 경고해 퇴거시켰다고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제7함대가 5일(현지시간) 누리집에서 공개한 존 매케인함의 남중국해 통과 모습.(사진=미 제7함대 제공)
미 제7함대가 5일(현지시간) 누리집에서 공개한 존 매케인함의 남중국해 통과 모습.(사진=미 제7함대 제공)

한편,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핵추진 잠수함 ‘오하이오’가 미 해병 제3원정군과 합동 훈련을 위해 일본 오키나와 인근을 경유한 사실을 공개했다.

앞서 미국은 9개월 넘게 중동지역에서 중부군사령부 지원 임무를 수행하던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CVN-68)를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후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역에서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CVN-71)가 작전 임무를 수행 중인 점을 감안하면 핵 추진 항모 2척이 남중국해 근해에서 활동하게 된 것이다.

남중국해 근해에서 미 항모 2척 전개는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 만이다.

니미츠호 항모타격단은 유도미사일 순양함 프린스턴함(CG59), 유도미사일 구축함 스터릿함(DDG104), 이지스 구축함 랠프 존슨함(DDG114) 등으로 이뤄졌다.

루스벨트호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요격 능력을 갖춘 ‘베이스라인7’을 최초 탑재한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러셀함(DDG59), 이지스 탄도미사일 방어(BMD) 체계를 갖춘 존 핀함(DDG113), 유도미사일 순양함 벙커 힐함(CG52) 등과 함께 기동한다.

최근 한국 국방부가 발간한 ‘2020 국방백서’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버지니아급(7800t급) 공격핵잠수함(SSN)과 해저 무인잠수정, B-1B 전략폭격기와 B-52 장거리 폭격기, 해군의 최신예 트리톤(MQ-4C) 무인정찰기를 아태지역에 배치했다.

남중국해 근해에서 작전 중인 미국 항공모함 루스벨트호에 전투기가 착륙하는 모습.(사진=미 태평양함대사령부 제공)
남중국해 근해에서 작전 중인 미국 항공모함 루스벨트호에 전투기가 착륙하는 모습.(사진=미 태평양함대사령부 제공)

미군의 남중국해 근해 무력 전개는 바이든 행정부가 아태지역에서 중국 견제를 외교 및 군사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도 이에 대응해 군사 활동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아태지역에서 중국과 러시아 견제뿐 아니라 이들 국가의 핵 공격 상황 가정 등 최악의 가능성에 대비한 방어 능력을 재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으로 무장한 적과 위기 또는 갈등 과정에서 실제 적이 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결론에 따라 미 전략사령부 차원에서 핵 공격 방어 능력을 재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방백서에 따르면 중국은 ‘근해 방어와 원양에서의 국익수호’가 가능한 현대화된 해군 건설을 위해 전략적 억제와 반격, 해상 기동·합동작전 능력 등을 향상하고 있다.

원양에서 역량 강화를 위해 항공모함, 신형 핵잠수함 건조에 집중하는 한편, 상륙작전 능력 보강을 위해 해군 육전대사령부를 창설했다.

공군은 ‘항공-우주통합·공방겸비’ 목표 달성을 위해 조기경보·공중타격·항공 방어 능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항공과 우주 전력을 일체화하고, 공격과 방어 능력을 겸한 강력하고 현대화된 전략 공군을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로켓군은 차세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과 신형 ICBM 등의 전력화를 추진 중이며, 극초음속 비행체(HGV)를 탄두에 탑재한 신형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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